'브릭스' 정상회의 선언문, 우크라 전쟁 관련 '대러시아 제재 반대' 못 담아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김혜리 기자 2022. 6. 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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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등 동조 안 해..우크라이나·몰도바, EU 가입 후보국 지위 얻어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정상들이 개발도상국의 대표성 강화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요구 등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러시아 제재 반대 입장을 선언문에 담는 데는 실패했다.

브릭스 5개국 정상들은 23일 제14차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한 뒤 75개 항목의 ‘베이징 선언’을 통해 “우리는 유엔 안보리 개혁 관련 논의에 새로운 활력을 주입하는 데 진력할 것”이라며 “개도국의 대표성을 늘려 전 지구적 도전에 대응해야 함을 재차 언급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러는 유엔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브라질, 인도, 남아공의 희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릭스를 강화해 반미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중·러의 이해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브라질, 인도, 남아공의 이해가 절충된 결과다.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하며 인류운명공동체의 대가족으로 패권주의 소그룹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와 대중국 포위망 구축 시도를 비판한 것이다.

선언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의 평화·안정 수호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또 “녹색 무역 장벽에 반대한다”며 유럽 중심으로 논의되는 글로벌 탄소세 논의에 반대했다.

중·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러 제재 반대 문구는 선언문에 명시되지 않았다. 인도 등 나머지 국가들이 대러 제재 반대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견제 목적의 미국 주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에도 참여 중인 인도는 국경을 맞댄 중국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중·러 사이에서 실익을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나흘 뒤인 지난 2월28일 공식 가입신청 후 일반적으로 수년이 걸리는 EU 후보국 지위를 불과 넉 달 만에 얻게 됐다. 우크라이나에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는 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EU 법을 수용, 이행할 의사와 능력을 검증받게 되며 사법·행정·경제 등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개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박은하·김혜리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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