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하고싶은 거 다 해"..'안나' 첫방, 시작부터 과몰입 맛집 [Oh!쎈 리뷰]

연휘선 2022. 6. 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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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나는 마음 먹은 건 다 해요". 마음 먹기도, 하고 싶은 걸 다 하기도 힘든 인생. 뒤틀린 욕망이라도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분명한 길티 플레져인데 끊을 수가 없다. 시작부터 과몰입을 유발하는 수지(배수지) 첫 단독 타이틀 롤 '안나'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ANNA)'가 24일 오후 첫 공개됐다. '안나'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수지가 타이틀 롤 '안나'를 맡아 열연을 펼친다. 

드라마는 "항상 그랬어요, 난 마음 먹은 건 다 해요"라는 이유미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교통사고. 한 대의 차량이 미국 서부 같은 황량한 배경의 도로를 달리다 전신주를 들이받는다. 조수석에서 신음을 흘리면서 튀어나온 강렬한 보랏빛 투피스 정장을 입은 여자, 그는 동승자로 추정되는 남자의 여권을 확인한 뒤 스카프와 가방에 불을 붙여 자동차에 던지고 홀연히 걸어간다. 머리에 흐르는 피조차 제대로 닦지 못한 상태이지만 또각또각 걷는 하이힐 소리가 타오르는 자동차의 불꽃 소리보다 강렬하다. 

여자의 정체는 이유미(수지 분). 1986년으로 유미의 어린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 드라마는 유미가 '안나'가 되는 과정에 1회를 모두 할애하며 공들여 풀어낸다. 시골 마을에서 작은 양복점을 하는 재단사 아버지, 말 못하는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재주 많고 똑똑하고 예쁜 딸 유미. 유미는 우연히 양복점을 찾은 미군 장교의 아내 캐서린의 눈에 들어 피아노, 영어 등의 고급 교육 일부를 배우며 교양을 쌓는다. 

캐서린은 시골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친척인 귀족이라고 거짓말까지 하는 허영심 가득한 인물로, 유미가 캐서린에게 배운 것 중 강렬한 것은 허영심과 거짓말이다. 순진한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자기합리화를 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캐서린의 모습은 이후 유미의 인생을 지탱하는 열쇠다. 이에 유미는 중학생이 되어 어려운 살림에 잘하는 발레를 그만둘 상황에 처해서도, 자신의 가난을 소문내고 엄마를 벙어리라 모욕한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떻게든 콩쿨에 나가 트로피를 쟁취해 복수한다. 

거짓말의 강렬함과 승리의 기억에 도취된 탓일까. 고등학생이 된 유미는 재능은 없지만 아름다움에 매료돼 입시 미술을 선택하고, 교내 1등의 성적에도 인문대가 아닌 미대를 꿈꾼다. 또한 음악 교사와 열애하며 아슬아슬한 사제간 로맨스를 즐기기도. 그러나 학교에 열애 사실이 들키며 교사는 "유미가 먼저 접근했다"라며 관계를 부정하고 상처받은 유미는 강제 전학까지 당한다. 수능을 4개월 앞두고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에서 본 대학입학시험에서 유미는 예견된 실패를 확인하듯 시험을 망친다. 

이윽고 조마조마하며 어렵게 합격 여부를 묻는 아버지의 전화에 유미는 차마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자존심을 부리며 "합격했다"고 거짓을 말한다. 그리고 그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유미의 인생을 뒤바꾼다. 공교롭게도 유미가 있던 하숙집에 해당 대학 2학년 지원(박예영 분)이 있던 것. 유미를 학교 후배로 안 지원은 교지편집부 신입 회원 자리를 제안하고, 이번에도 유미는 입학생인 척 서클 활동까지 한다. 심지어 고향인 홍천은 친척집이며 아빠는 미국에 있다는 허영 가득한 거짓말까지 보태서. 

그러면서도 유미는 몰래 재수학원에 다니며 진짜 대학생을 꿈꿨지만 허영기와 거짓말로 채워진 입시 생활이 성공적일 리 없다. 삼수까지 포기한 유미는 서울 대학교 교지편집부 연합 총회에서 한 명문대 학생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를 속이다 뉴욕 유학길까지 선택한다. 하지만 출국 직전 공항에서 모든 거짓말이 들통나 이별하고, 어학연수라고 속여서 유학 자금을 받아낸 집에서도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절망한다. 

유미는 부친의 유품인 가계부에서 오직 자신을 위한 목돈이 대다수였음에 절망하고, 납골당 앞에서 "이젠 그냥 열심히 살아볼게"라며 새 인생을 다짐한다. 고졸 학력으로 넘기 힘든 취업의 문턱에 5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그는 우연히 수입 가구를 취급하는 컬렉션 편집숍에 취직하고, 그 곳에서 관장의 딸 현주(정은채 분)를 만난다. 

돈 많은 부모를 만나 방탕하게 살면서도 기부 입학으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와 호의호식하는 현주. 유미는 현주의 시녀 같은 일상에도 성실하게 참고 버텨보지만 관장의 폭언과 현주의 멸시에 상처받아 격분한다. 그리고 유미는 현주의 집에서 그의 여권과 학위 증명 서류, 돈을 훔쳐 그대로 달아나 뛰쳐나온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 사이로 훔친 서류와 신분증을 들고 눈발을 헤치며 나아가는 유미. 현주의 인생을 훔쳐 '안나'로 살아갈 그의 변신이 예견되는 상황. 이는 분명 옳지 못한 일이지만 연민을 자아낸다.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씁니다"라는 '안나'의 독백처럼 크고 작은 거짓말 하나 쯤은 간직하고 살아갈 보통 사람들 앞에 유미의 선택은 한 순간의 치기이자 실수처럼 희석되기까지 하니까. 

이 가운데 수지는 점진적으로 깊어지는 유미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과몰입을 유발한다. 철 없는 학생이었으나 연인이었던 교사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여고생에서, 첫 거짓말로 가족부터 주변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천진한 유미, 성실하게 하루하루 버티려 했지만 실패하고 기득권의 멸시와 조롱에 격분한 안나의 모습까지. '유미'에서 '안나'로 변모하는 수지의 과정과 그 사이 고요하게 커지는 감정의 진폭이 보는 이들을 강력하게 흡입한다. 

물론 삶에 지쳐 수수한 모습조차 망칠 수 없는 '국민 첫사랑' 수지의 비주얼 변천사도 '안나'의 큰 볼거리다. 더욱이 앞서 쿠팡플레이 측이 공개한 스틸 컷들에서 욕망에 사로잡힌 '안나'가 된 수지의 화려한 모습들이 감탄을 자아냈던 바. 그는 또 얼마나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질주할까. 강한 욕망일 수록 화려하고 크게 폭발하듯 타오를 터다. 첫 단독 타이틀 롤 연기로 손색 없는 시작을 보여준 수지의 '안나'에 귀추가 주목된다. 

'안나'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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