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은 순수 영화..깊은 감흥 자아낼 것"

김희경 2022. 6. 24. 18: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영화 같지 않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이란 의미의 '깐느 박'이란 별명을 새삼 곱씹게 할 정도다.

24일 화상으로 만난 박찬욱 감독(59·사진)은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Zoom In
칸 영화제 감독상 받은 박찬욱 감독
'아가씨' 이후 6년 만의 신작
올드보이 등 전작과 다른 느낌
탕웨이 끼와 매력 한껏 발산
"전문가보다 관객 호평 원해"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영화 같지 않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전작에 비해 폭력적이거나 잔인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미장센(화면 속 세트나 소품 등 시각적 요소의 배열)이나 섬세한 영상 미학은 딱 ‘박찬욱 영화’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 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이란 의미의 ‘깐느 박’이란 별명을 새삼 곱씹게 할 정도다.

24일 화상으로 만난 박찬욱 감독(59·사진)은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소만 간결하게 구사해 깊은 감흥을 이끌어내고 싶었다”며 ”너무 구식으로 보이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요즘엔 이런 영화가 더 새로워 보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된다.

‘헤어질 결심’이란 제목이 주는 느낌부터 박 감독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독립영화 제목 같지 않냐고 걱정해 주는 분들이 있었는데 좀 당황했다”며 “충분히 마음에 드는 제목”이라고 했다.

“결심이란 단어는 실패와 곧잘 연결됩니다. 살 뺄 결심을 하지만 잘 안 되잖아요. 헤어질 결심을 하지만 끝내 헤어지지 못하거나 굉장히 고통스럽게 헤어지는 장면들이 연상됐어요. 연상 작용은 결국 관객의 능동적 참여를 뜻하니까 바람직한 제목이죠.”

영화는 해준과 서래 사이에 오가는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로맨스를 통해 몰입을 극대화한다. “에로틱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배우에게 어떤 표정을 주문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관객이 ‘에로틱하다’ ‘섹시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런 감정이 얼마나 정신적인 것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서래를 연기하는 탕웨이의 매력이 한껏 발산된다. 박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아가씨’의 김민희·김태리처럼 여배우의 숨은 매력을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실제로 만난 탕웨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장난기 있으면서도 고집스러웠다”며 “예를 들면 ‘나는 이렇게 해야 잘할 수 있는 사람’, ‘내 작업 방식은 이런 거다’라는 소신이 뚜렷했다”고 말했다.

탕웨이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됐으나 일정 때문에 폐막식 이전에 귀국했다. “상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문자로 수상 소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어요. 문자를 보내오면 박해일이 받고, 보내지 않으면 제가 나가서 받기로 했었죠.”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기대와 설렘도 드러냈다. 지난 21일 열린 시사회에선 호평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의 좋은 평가는 당연히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표를 사고 시간을 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과연 어떻게 볼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