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채권 쓸어담은 외국인..금융시장 '시한폭탄'
작년 채권 737억弗 매수 '사상 최대'
내달 韓美 금리역전땐 이탈 우려
금융시장 충격 불보듯
◆ 불안한 외국인 채권투자 ◆
24일 매일경제가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조사해 지난 42년간(1980~2021년) 외국인의 주식·채권투자 순매수 자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국인은 국고채·회사채를 비롯해 국내 채권 737억5470만달러어치(약 96조원)를 사들였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입 규모다. 종전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07년(576억9000만달러)보다 27.8%나 많은 물량을 지난해 쓸어담은 것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경제 기초 여건이 양호했고 금리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아 미국과 유럽연합(EU) 투자자 위주로 채권 매입이 늘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다음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 전망대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미 기준금리는 현재 1.50~1.75%에서 2.25~2.5%로 단번에 높아진다. 현재 1.75%인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0.5~0.75%포인트 벌어지는 것이다. 한은이 다음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도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 금리는 올해 말 3.4%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한은이 이 정도 수준으로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매에 시달렸던 증시에 이어 채권시장까지 외국인 이탈 흐름이 강해지면 금융시장에 충격이 가중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파른 원화값 급락세로 패닉에 빠진 외환시장이 더욱 흔들릴 수도 있다. 미국발 고강도 금리 인상이 예견된 올해 들어 외국인 채권 매입세는 부쩍 주춤해졌다. 외국인은 올 1분기 국내 채권 147억538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1%나 급감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이탈 충격이 본격화한 지 오래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외국인 자금은 149억4870만달러로 2008년 2007년 2020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많았다. 외국인은 올 1분기에도 국내 증시에서 자금 35억달러를 빼내는 등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를 역전 상태로 두면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 등 자본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한은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를 올려 미국과 금리 차를 좁힐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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