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2.2조 우리 1.5조 하나 1.3조..은행채 '급증' 이유는?

김정현 2022. 6.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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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은행과 거래하던 B사는 최근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가 대출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은행권이 자금조달 계획의 세부 사항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은행들이 일제히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대출 수요가 상당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한 여신 담당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직접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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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은행채 발행 8조 넘어..5년래 최대 금액
기업 중심 대출수요 견조한데 건전성규제도 ↑
은행 만기도래 금액 늘며 '롤오버' 수요도 늘어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A은행과 거래하던 B사는 최근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을 방문했다가 대출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B사는 지난해 금리가 크게 낮아지고 회사채 발행도 비교적 쉬워지면서 회사채를 발행해 직접 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며 조달이 쉽지 않아지자 은행을 찾았지만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 귀띔했다.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채 발행규모는 8조원대로 급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은행권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권발행 수요가 확대된 탓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단계적 강화에 자금을 확보해둬야 할 이유가 있었고, 은행들의 ‘롤 오버’ 수요도 상당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채 발행량은 8조330억원으로 전월(2조3800억원) 대비 237.5%나 급증했다. 전년 동월(4조2100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시중은행(7조1330억원)과 지방은행(9000억원)의 은행채 발행이 각각 전월비 277.4%, 83.7% 증가하면서다.

8조원대 은행채 발행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5년간(2017~2022년) 월간 은행채 발행이 8조원을 넘어섰던 적은 없었다.

주요 은행 전반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일제히 확대했다. 신한은행이 2조1730억원을 발행했고,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조5100억원, 1조3200억원을 발행했다. 하나은행도 1조2900억원, SC제일은행도 8400억원 등의 은행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자금조달 계획의 세부 사항을 일일이 밝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은행들이 일제히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대출 수요가 상당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가계대출 총량은 줄어드는 와중에도 기업대출은 늘면서 전체 은행 대출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5월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포함) 대출이 모두 전월대비 1% 중·후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증가율(대기업대출 0.44%, 중기대출 0.95%)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기업대출신청이 크게 몰리면서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별해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은행권의 한 여신 담당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직접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풀었던 은행권 건전성 규제를 금융당국이 다시 조이기로 하면서 은행의 자금조달 수요도 늘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일시적으로 완화했던 LCR 규제를 6월말을 끝으로 다시 정상화할 계획이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LCR 규제를 정상화하면 은행은 보유자산 중 유동성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채권발행으로 이를 높일 수 있다.

은행들의 롤 오버(상환 만기에 다다른 채무의 상환을 연장하여 주는 조치) 수요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만기 도래 금액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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