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강달러·엔저에 주목받는 환테크..자칫 수수료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수도

조윤진 기자 2022. 6. 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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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환전수수료율 3~4%로 높아
100엔 샀다가 팔면 33.7원 내야
은행마다 우대환율 조건·제한 달라
꼼꼼하게 확인한 뒤 선택할 필요
장기투자땐 2~3% 이자수익 가능한
MMDA상품·외화 예·적금이 유리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넘기고 엔·달러 환율은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유례없는 ‘강(强)달러 엔저(低)’에 환율 등락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환테크’에도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환테크 수단별 수수료를 잘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한국은행 ‘2022년 5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891억 7000만 달러(약 116조 원)를 기록했다. 이중 엔화 예금 규모는 총 54억 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집계 통화 중 유일하게 잔액이 늘었다. 비싸진 달러는 팔고 저렴해진 엔화를 저가 매수한 것이다.

하지만 환테크에는 수수료라는 함정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달러가 매수 당시보다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오르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잔액이 몰리는 엔화도 마찬가지다. 은행 환전 수수료는 살 때와 팔 때를 합쳐 통상 3~4%대로 높은 편인 데다 금융사, 외화 관련 금융 상품마다 우대 환율 조건 등도 다르기 때문이다. 환테크도 수수료와 우대 환율, 금리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들어가야 한다.

A 은행을 통해 1만 엔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엔화 매매 기준율은 100엔당 963원 8전이지만 살 때 환전 수수료율이 약 1.75% 붙기 때문에 1만 엔을 사려면 9만 6308원이 아닌 9만 7993원이 필요하다. 그렇게 산 1만 엔을 다시 파는 경우도 살 때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가 붙는다. 매수·매도 수수료를 합치면 100엔당 약 33원 70전이 붙는 셈이다. 따라서 단순 계산을 해도 원·엔 환율이 996원 78전 이상 올라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가장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이 제공하고 있는 간편 환전 서비스다. 환전 수수료 우대 환율은 은행이나 통화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달러는 최대 90%, 엔화·유로화는 80%까지 우대 받을 수 있다. 또 금융 상품 가입 없이도 환테크를 할 수 있다. 다만 은행들이 제공하는 최대 우대 환율이 하루 100만 원이나 애플리케이션 이용 등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은 1일 최대 100만 원까지만 90% 우대를 적용한다. 100만 원을 초과하면 우대 환율은 80%로 떨어진다. NH농협은행도 500달러 이하는 50%, 3000달러 이하는 60%, 1만 달러 이하는 70% 등 환전 금액에 비례해 우대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틈새 ‘우대 환율 100%’ 환전 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토스는 달러·엔·유로화 환전 고객에게 1인 1회에 한해 우대 환율 100%를 적용하고 있다. 하나은행 우대 환율 최대 90%에 나머지 10%는 토스가 지원하는 식이다. 스타트업 최초로 환테크 플랫폼을 출시한 ‘스위치원’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횟수 제한 없이 환전 수수료를 100% 우대하고 있다.

꾸준히 외화를 모으고자 한다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 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이자를 주는 외화 예·적금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은행별 외화보통예금 금리는 0%대에 불과해 사실상 이자가 없는 수준이지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잔액 규모별로 금리가 차등 적용되는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 상품이나 정기예금·적금 상품은 환차익과 별도로 2~3%대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KB국민UP외화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는 달러 12개월 기준 각각 연 3.25%, 2.58%다. 개인이 달러MMDA 상품에 가입해 50만 달러 이상을 예치하면 7일 미만 외화 정기예금 지급 이자율에 105%를 곱해 연 0.83%의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외화 정기예금에 대해 12개월 기준 연 2.32%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최근 환테크 및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은 앞다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외화예금 신규 고객에게 우대 환율과 각종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 30일까지 환전 서비스인 ‘환전주머니’나 ‘우리더(The)달러외화적립예금’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외 KB국민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도 환전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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