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 '그린철강' 속도전..포스코도 시동

이유섭 2022. 6.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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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2024년 年70만t 생산
유럽 철강사도 규모·일정 발표
친환경 철강시장 선점 노림수
포스코는 2028년 100만t 예정
"상용화 늦지만 대량생산 유리"
작년 12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 불을 완전히 끄기에 앞서 마지막 출선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포스코]
세계 철강업계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인 가운데 주요 철강사들이 잇달아 '그린철강(저탄소 강재)' 생산 계획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조선사,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해야 향후 주류로 떠오를 '친환경 철강'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24일 철강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본제철은 2024년부터 연간 70만t 규모 그린철강 생산계획을 선보였다. 히로하타 제철소에 구축 중인 전기로를 통해 전기차용 전기강판과 고장력 차 강판 등을 만들 예정이다.

일본제철은 조강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계 4위 철강사다. 글로벌 대형 철강사 중 구체적인 그린철강 공급 일정을 내놓은 것은 세계 2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일본제철이 두 번째다. 그린철강 생산계획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사장은 "글로벌 경쟁자들보다 빨리 탄소중립 철강을 공급하는 것만이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본제철 움직임은 올 들어 누가 더 빨리 그린철강을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철강사 간 경쟁이 전개되는 와중에 나왔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아르셀로미탈은 수소 환원을 통한 직접 환원철(H₂-DRI)과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이용해 지난해 이미 12만t의 저탄소 강재를 만들었고, 올해는 생산 규모를 60만t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독일의 티센크루프와 스웨덴의 SSAB 등도 각각 2025년, 2026년까지 그린철강을 상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철강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그린철강 생산 규모가 2025년 320만t에서 2030년에는 2000만t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2000만t은 전체 글로벌 생산량의 1%에 불과하지만 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기술력과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

국내 최대이자 세계 6위 철강사인 포스코는 아직 구체적인 그린철강 상용화 계획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2025년 전기로 1기(광양제철소)와 2기(포항제철소)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사회적 감축분도 포함해 현재 대비 20% 줄일 계획이다. 이후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t 규모 시험설비를 건설해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유동환원로 기술의 상용화 검증을 거쳐 본격적인 그린철강 생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유럽·일본 철강사에 비해 상용화 시점이 조금 늦는 대신 공정이 단순하고 이산화탄소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철강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도 "유럽 철강사와 공정상의 차이 때문에 포스코의 그린철강 생산 시기가 다소 늦을 뿐 대량생산에는 포스코 유동환원로 방식이 더 유리하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전력·수소 공급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그린철강 : 미국 리버티스틸이 고로를 전기로로 바꾸면서 사용한 단어로 t당 탄소 순배출량이 '영(0)'에 가까운 철강 제품을 의미한다. 저탄소강으로도 불린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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