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식량위기에 취약한 대한민국..내 가족이 굶을수도 있다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식량위기가 올 때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당신의 가족이 굶게 된다면? 그때는 평온함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 전문가이자 코이카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 남재작 박사는 도발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을 통해 "탄소중립과 식량 안보 없이는 더 나은 미래를 논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기후변화와 식량난을 함께 엮어 풀어낸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춰야 인류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부분은 한국이야말로 식량위기에 취약한 구조의 국가라는 뼈아픈 지적이다. 인도의 밀과 설탕 수출 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수확량 감소, 미국 남서부의 극심한 가뭄과 곡물 가격 상승 등 쏟아지는 식량 관련 뉴스 속에서도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미국·호주·캐나다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은 기아에 시달리는 제3세계에 원조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고객인 한국을 우선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미래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곡물 자급률이 고작 20% 수준인 한국은 대대적인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났을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농장주의 평균 연령이 67세에 달하고, 40세 미만 농업인은 1%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하고 지친 한국 농업에서 희망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하지만 걸어가기 어려운 길이 남았다. 저자는 농업을 삶의 양식 정도로 보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산업화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고, 해외에서의 직접 생산 등 식량 수입망 다변화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시도도 이어가야 함은 물론이다. 이에 실패한다면 사회의 약자부터, 가장 기본적인 먹는 일부터 어려워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사람은 차별하지 않아도 가난은 구별한다"는 문장이 아프게 다가온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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