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 등 미식가 식탐에 씨가 마르는 개구리

이승구 2022. 6. 24. 17: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와 벨기에의 유별난 식도락 문화로 인해 일부 개구리 종이 멸종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럽에 식용으로 팔리는 개구리의 숫자가 너무 많은 까닭에 일부 개구리 종의 경우 지구상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프로 와일드라이프는 경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베트남·터키 등서 식용으로 매년 2억 마리 가량 수입
EU, 자국 내 포획금지뿐 수입 제한 조처 안해 이율배반적 태도
환경단체, EU에 수입제한·원산지표기·멸종위기종 등재 등 요구
말레이시아 수산시장에서 팔리는 식용개구리들. EPA 연합뉴스
 
프랑스와 벨기에의 유별난 식도락 문화로 인해 일부 개구리 종이 멸종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에서 식용으로 팔리는 개구리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럽연합(EU)은 자국 내 개구리 포획 금지 방침을 세워놓고 수입 제한 조처는 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비영리 동물·환경 보호단체 ‘프로 와일드라이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이날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매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2억 마리가 넘는 개구리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미식가들의 식탁 위에 개구리 다리(Cuisses de Grenouille) 요리를 올리기 위해서다.

유럽에서 주로 소비되는 개구리는 인도네시아산이 전체의 74%로 가장 많다. 뒤이어 베트남(21%), 터키(4%), 알바니아(0.7%)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유럽에 식용으로 팔리는 개구리의 숫자가 너무 많은 까닭에 일부 개구리 종의 경우 지구상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프로 와일드라이프는 경고했다.

특히 벨기에 등에서 주로 식용으로 쓰이는 터키 토착종 양서류인 ‘아나톨리안 물개구리’는 10년 안에 멸종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도네시아와 알바니아 등지에 서식하는 개구리들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멸종 위험이 커지거나 개체수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의 설립자 샌드라 알테어 박사는 “인도네시아와 터키, 알바니아에서 대형 개구리 종의 야생개체수가 줄면서 종의 보전에 치명적인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을 위한 수탈이 계속된다면 야생 개구리 개체수는 더 심각하게 줄 가능성이 크며 향후 10년간 (여러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말 국제 양서류 보호 현황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개구리를 비롯한 양서류를 척추동물 중 생존을 가장 위협받는 동물군으로 지목했다.

그럼에도 EU 가입국 중 27개국은 자국 내에서의 개구리 포획 금지 방침을 세워 놓고 수입 제한 조처는 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환경보호 단체 ‘로빈후드’(Robin des Bois)의 샬럿 니타르트 대표는 “개구리는 곤충을 주식으로 삼는 동물이어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개구리가 사라지는 곳에서 유독성 살충제 사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구리 멸종은) 생물 다양성과 인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와 로빈후드는 EU 국가들이 개구리 수입 제한, 개구리 다리 원산지 표기, 멸종 동식물 보호종 등재 등 조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알테어 박사는 여기에 더해 마취 없이 개구리 다리를 잘라내는 잔인한 행위를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