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 캐스팅' 논란, 배우 간 고소전까지.. "배우·업계 모두 뮤지컬 시장 책임감 느끼길"

박준호 기자 2022. 6.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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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의 이른바 '인맥 캐스팅' 논란이 배우 간 고소전으로까지 번진데 대해 당사자인 배우 옥주현이 23일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원을 따지면 뮤지컬 업계가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며 시장 규모만 키워 왔던 점에 있다며 배우, 제작자, 스태프 등 모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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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배우 등 고소했던 옥주현 "책임 느낀다, 진심으로 죄송" 입장 밝혀
'엘리자벳' 10주년 캐스트 논란부터 시작.. 저격성 발언, 고소로까지
스타 마케팅으로 성장한 그늘이라는 지적.. "모두 무대에 대한 존중 있어야"
[서울경제]

뮤지컬계의 이른바 ‘인맥 캐스팅’ 논란이 배우 간 고소전으로까지 번진데 대해 당사자인 배우 옥주현이 23일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원을 따지면 뮤지컬 업계가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며 시장 규모만 키워 왔던 점에 있다며 배우, 제작자, 스태프 등 모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뮤지컬배우 옥주현(왼쪽), 김호영. 서울경제스타 DB

옥주현은 이날 소셜 미디어에 입장문을 올려 “최근 작품 캐스팅 문제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가 뮤지컬 업계 동료 배우를 고소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을 저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올린 배우 김호영과 누리꾼 2명을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옥주현은 “17년간 뮤지컬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저를 둘러싼 의혹들과 그것을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반성했다”며 “업계, 관객을 비롯해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 소송 관련 소란들은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 오디션을 통해 본인의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폄하되지 않기 바란다”며 부인했다.

뮤지컬 업계 안팎으로 커진 논란은 오는 8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한국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의 주연으로 옥주현·이지혜가 더블 캐스팅되면서 불거졌다. 이지혜가 옥주현과 여러 뮤지컬을 함께 해서 생긴 친분을 계기로 과거에 주연을 맡았던 다른 배우들을 제치고 캐스팅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뮤지컬 팬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에 배우 김호영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고 올린 글이 옥주현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고, 파문이 커졌다.

좁은 뮤지컬 업계에서 배우끼리 고소장을 주고받는 일이 벌어지자 배우 최정원·남경주, 음악감독 겸 배우 박칼린은 22일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하자는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세 사람은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 1세대 배우로서 비탄을 금치 못한다”며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신영숙, 정선아, 정성화, 차지연, 최재림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은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이들은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작사를 향해서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맥 캐스팅이 사실인지와 무관하게, 이번 일을 계기로 뮤지컬 업계 내부의 문제를 돌아볼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 마케팅의 확대 속에 유명인들의 캐스팅이 늘어나면서 터무니없는 개런티를 요구하거나 관련된 권한이 커지는 등 무대를 존중하지 않는 사례까지 공공연히 벌어진다는 지적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는 “모두 동업자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성장한 한국 뮤지컬 시장에 배우들도 책임감을 느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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