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이자 낮춘다는데..카드사는 조달비용 부담 '어쩌나' 

오정인 기자 2022. 6. 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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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정부와 금융당국 주문에 맞춰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케이뱅크와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의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하반기 중 카드론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카드업계로도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채 AA+ 3년물 금리는 어제(23일) 기준 4.467%였습니다. 지난 1월 2.420%보다 2.047%p 상승했습니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카드사나 캐피탈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나 캐피탈사가 대출을 공급하기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카드론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7개 전업카드사가 취급한 카드론의 평균금리는 12.99%로 한 달 전보다 0.01%p 떨어졌습니다. 지난 1월(13.66%)보다는 0.67%p 하락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여전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대출 경쟁을 하다보니 금리가 10% 중반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하반기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새 정부 들어 대출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있는 데다 시중은행 대출 조이기에 따른 대출 풍선효과가 일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풍선효과로 1금융권에서 2금융권 대출로 옮긴 차주 비중이 크진 않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더 높은 차주들이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긴 쉽지 않겠지만, 하반기 중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지난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대출금리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문했습니다. 이후 은행들은 일제히 금리를 낮추거나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화답'했습니다. 

가장 먼저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연 0.41%p 인하했습니다.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0.35~0.36%p 낮추고, 변동금리는 연 0.3%p 인하했습니다. 전세대출의 경우 일반전세는 연 0.41%p, 청년전세는 연 0.32%p 낮췄습니다. 

이어 농협은행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p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전세대출 우대금리 한도는 대면 기준 최고 1%에서 1.1%로 상향됐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폭과 적용 시점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관치금융'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이 원장은 어제(23일) 연구기관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헌법과 법률, 그에 따른 은행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여전히 '이자 장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카드업계는 올 들어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지 않은 만큼 일단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당국에서 카드사나 캐피탈사에 금리와 관련한 메시지를 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도 "여전채 금리 추이를 보면서 금융사별로 자체 관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어제 열린 제2차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여전채를 통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아 위기 때마다 유동성 리스크가 반복되는 여신전문금융사의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관리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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