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나토회의 참가에 불붙은 美·中 신경전 "북대서양 아냐" "거부권 없어"

유병훈 기자 2022. 6.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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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이 이들 국가의 정상회의 참여에 반대한다고 밝히자, 미국은 중국이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맞받은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일부 인도태평양 국가의 정상도 참석한다.

◇ 中 “북대서양 아닌데 왜 韓·日까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질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가 간 발전 관계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일관되게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인접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 주도의 대서양 동맹체인 나토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은 앞서 한국이 지난달 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정식 가입한 것을 두고도 관영 매체를 통해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영향력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의제의 하나로 논의키로 한 데 대해 “나토는 명백히 북대서양 군사조직인데 근년 들어 아태 지역에 달려와서 위세를 떨치며 유럽의 집단 대항의 길을 아태 지역에 복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필경 아태 국가와 국제사회의 높은 경계심과 결연한 반대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나토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대항을 선동하기를 그만두고, 중국에 대한 허위 정보와 도발적 발언 유포를 중단하고, 신냉전 발발을 도모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나토는 이미 유럽을 어지럽혔는데, 다시 아태 지역과 세계를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다.

◇ 美 “중국이 한국 일에 왜 관여하나”

미국도 반격에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한국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질문을 받자 “중국은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할지에 관한 거부권이 없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회의는 아시아판 나토에 관한 것이 아닐뿐더러, 나토는 대서양 연안 국가 간 안보 동맹이라면서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기대하고(excited)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간 글로벌 안보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 중 하나이거나 둘로 나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유럽에서 보듯이 영토와 주권에 대한 같은 종류의 공격이 인도태평양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이를 잘 안다. 그래서 한국이 그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점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느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회의 의제 외에 말할 게 없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두 동맹 간 더 큰 3자 협력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지난달 한일 순방 사실을 상기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간 양자 협력이 늘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이는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정상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향후 10년에 대비한 나토의 새로운 전략적 개념을 추인할 때 중국을 겨냥한 내용도 들어갈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경제적 관행을 포함한 중국에 관한 우려가 반영될 것이라면서 “1년 못 미치는 시점에 나토의 국방장관들은 처음으로 공동성명에 중국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전략적 개념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국제 안보에서 중국이 제기한 위협에 관해 동맹들과 한때 논의하고 숙고한 토대 위에서 구축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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