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자마자 '예약 광클'.."주말 새벽 5시에 테니스 치러 가요"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테니스에 '미친' 사람들이 주변에 좀 있는데, 실외 코트 예약을 마치 수강신청처럼 한다. 예컨대 오늘 오전 10시에 예약신청이 시작되는 테니스장이 몇 개 있으면 탄천, 구리, 수원 등 가리지 않고 주말 예약을 '광 클릭'한다. 그래도 한 곳이 될까말까다. 그래서인지 시간은 예약경쟁이 덜한 새벽을 주로 잡는다. 토요일 새벽 6시 구리가 잡히면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테니스장에 가더라. 그 정도로 테니스장 잡기가 힘들다."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테린이'인 회사원 백수정씨(여, 37세, 가명)는 지난달 '찐터뷰'와 만나 이같이 전했다. 테니스를 시작한지 3개월 남짓됐다는 그는 주변의 테린이들이 겪는 고충을 언급했다. 테니스를 야외 코트에서 치고 싶어도, 코트를 구하기 어려워 못치는 그 고충.
최근 1~2년 사이 테니스 인구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지만, 실내 코트와 달리 실외 코트 인프라는 부족하다. 테린이 육성에 실내 테니스장이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테니스라는 스포츠는 결국 야외 코트에서 승부를 벌이는 종목이다. 테니스를 배우면 누구나 야외 코트에 대한 로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내 테니스장은 건물 크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기에 천장이 낮거나, 폭이 좁은 약점이 있다.
하지만 실외 코트는 부족하다. 테니스 코트가 넓은 공간을 요구하는 만큼, 인구 밀집지역에 생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 마다 테니스 코트가 있었지만, 주차장 확보 등의 이유로 거의 모두 사라진 상황이다. 몇 없는 실외 테니스장 예약이 대학생 수강신청 마냥 진행되는 이유다.
경기 하남 TS스포츠의 홍음파 테니스 코치는 "테니스 코트 예약은 아이돌 콘서트 예매하듯 이뤄진다.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자리만 나면 들어간다'는 분위기다. 자리가 나는 게 먼저"라며 "주말이나 퇴근 시간 이후 등 특정 시간 대의 경우 예약하기 쉽지 않다. 예약신청이 풀리면 그 즉시 모두 예약이 들어온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4월부터 테니스를 배운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회사원 주용석씨(37세, 남)는 "코트가 턱없이 부족하다. 실내 레슨장은 초보에게는 괜찮겠지만 기본기 배우고 나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테니스를 치기 위해 평일 퇴근 후에 올림픽공원 테니스장까지 간다. 대한테니스협회 같은 곳에서 야외 테니스장을 보다 많이 만들어 주는 방법 등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예약 시스템이 주먹구구인 곳도 많다. 그리고 야외 코트 마다 기존 동호회원들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테린이들이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측면 역시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외 테니스장 관계자는 "대기자가 두 배 늘어났다. 민원 때문에 힘들 지경이다. 우리 지역 주민이 우리 코트에서 못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언급했다.
회사 업무상 스포츠 예약 서비스에 관심을 갖다가 테니스를 최근 배우기 시작했다는 정혜미씨(39세, 여)는 "대다수 테니스 코트 예약이 모바일화가 되어 있지 않아 알아보던 중 테니스에 흥미를 갖게 됐다"며 "관련 앱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아직은 대부분의 코트에 예약 시스템을 플랫폼화하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테니스 업계는 '테린이 열풍'의 지속을 위해 테니스 야외 코트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테린이들의 집중 유입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다. 비대면으로 코치와 1:1로 배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패션 등으로 나를 과시할 수 있으면서, 가족과 연인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 인기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접 땀을 흘려보니, 공을 '펑펑' 때리는 특유의 쾌감에 재미를 느끼게 된 사람들이 '테니스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이런 테린이들이 실내 코트에서 기초를 배운 후 야외 코트에 나가고 싶어하는 타이밍이 현 시점이다. 길게는 1~2년, 짧게는 6개월 정도 실내 테니스장에서 기초를 배운 후 이제 실제 야외 코트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 그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테니스의 인기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일부 실내 테니스장 운영 업체들은 야외 코트를 직접 섭외해 테린이 회원들에게 직접 연결해주기도 한다. '테린이 대회'도 거의 매달, 매주 열리고 있다. 초보들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열러 야외 코트에 대한 테린이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용품 전문업체 윌슨의 김인호 차장은 "테린이 열풍은 꽤 유지가 될 거 같다. 어떤 스포츠 스타가 나와서 만들어진 인기가 아니라, MZ세대를 관통하는 전체적인 트렌드이기 때문에 인기가 유지가 될 것으로 본다. 특정 선수가 없어지면 점점 잊혀질 그런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야외 코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게 좀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의 실내 테니스장인 바른테니스의 황성민 대표는 "테니스의 인기가 '반짝'에 그치지 않으려면 테린이들을 놓치면 안 된다"며 "테린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코트 시설 등이 계속 생겨나고 늘어나야 인기가 끊기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같은 게 늘어나는 것 역시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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