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품는 인공지능..따뜻한 AI서비스 선보이는 ICT기업들
서울 홍제동에 사는 중증장애인 A씨는 KT의 인공지능(AI) 케어서비스를 받고 난 뒤 일상이 변했다. A씨는 소뇌위축증으로 제대로 걷고 서지 못해 주로 눕거나 앉아서 생활해왔다. 사지마비 장애가 있는 언니와 지적장애를 가진 부친과 함께 살고 있어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없으면 간단한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등 스위치를 누르기 위해 긴 막대를 사용했고, 택배가 오면 배송기사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했다.
이달부터 ‘스마트홈’을 구현한 KT의 AI케어서비스를 이용한 뒤 A씨는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 선풍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TV 등의 가전을 직접 제어하고 커튼도 열고 닫는다. 외부인이 방문하면 비밀번호를 알려주거나 현관까지 갈 필요없이 원격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준다. 위급 상황 시에는 KT 텔레캅-119 연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신속하게 도움도 요청할 수 있다. A씨는 “이제는 불을 켜기 위해 스위치를 누를 긴 막대를 가지러 기어가지 않아도 되고, 말만 하면 불을 켜고 TV도 볼 수 있다”며 “누군가 도와주거나 지켜봐 주지 않아도 내 스스로 일상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AI서비스가 취약계층을 품으며 ‘따뜻하게’ 진화하고 있다. KT는 이달부터 A씨처럼 중증장애인 거주공간 10곳에 스마트홈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365일 24시간 AI 케어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KT는 연세대 교원창업벤처 ㈜엠엘피, 서울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협력해 대상 가구를 선정하고 지난 3개월 간 대상자의 질환이나 환경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거주지 내 시설과 가전에 KT의 사물인터넷(IoT)센서를 부착해 KT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한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중증장애인, 노년층 등 사회 안전망이 필요한 곳에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통신 3사는 노년층 케어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AI가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누구 돌봄 케어콜’을 서비스 중이다. 모니터링 결과를 지자체에 공유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 후속 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T는 노년층 돌봄용 AI 케어로봇을 출시했다. 음성·영상 분석을 통해 대상자의 이상이 감지될 경우 보호자나 119에 응급콜로 연결된다. 치매 케어, 말벗, 복약지도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LG유플러스는 노인 케어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경로당을 서비스하고 있다. 디지털 경로당은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상회의 시스템과 돌봄 로봇 등이 도입된 공간이다.
국내 대표 정보기술(IT)기업 네이버는 지난해 초거대 AI 적용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선보였다. 돌봄이 필요한 1인 노인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고 통화가 되지 않거나 이상자로 분류되면 담당 공무원을 연결한다. 포스코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본 딴 AI 돌봄인형을 포항지역 독거노인들에게 제공했다. 인공스피커와 달리 품에 안을 수도 있어 정서 지원도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만남과 외출이 자유롭지 않았던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게 AI서비스는 우울함과 고립감을 덜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이 돌봄 인력난을 해소하고 취약계층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대통령실 옆 예식장, 경호·보안 이유 옥외주차장 일방 폐쇄···예비 부부들 ‘황당’
- 김건희 여사의 화려한 부활 [김민아 칼럼]
- 유영재, 선우은숙 언니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피해사실 알고 혼절”
- 대통령이 유도한 거절? 한동훈의 헤어질 결심?…‘한 전 위원장, 대통령 오찬 거절’ 해석 분분
- 민주당 친명 의원들 ‘주호영 총리설’에 호평···박영선엔 “영 아냐”
- ‘대학생 무상 등록금’, 전국 지자체 확산…“포퓰리즘 넘어 국가 차원 논의돼야”
- “불법 웹툰 안 봤다니까요” 들려온 이 말 의심한 시민…7000만원 피해 막았다
- 현대차, 차량 내부 20℃ 이상 낮춰주는 틴팅필름 개발…‘뙤약볕’ 파키스탄서 실증
- “우린 무능한 조폭, 저들은 유능한 양아치”···국민의힘 낙선자 등 ‘세력화’
- 어린이집 교사에 ‘인분 기저귀’ 던진 학부모…징역형 집행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