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매일 300건씩 전쟁범죄 조사.. 용의자만 623명"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다수가 드러나면서 현지 당국이 조사 중인 범죄 건수만 하루 최대 3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법원에서는 러시아군의 전쟁 중 성폭력 사건에 관한 재판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3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는 우리의 고민거리”라며 “우리는 매일 200~300건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틱토바 총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용의자가 623명에 달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군의 범죄가 다수이고 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당국이 이들을 모두 효과적으로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우리는 범죄가 발생한 지역이나 용의자에 접근할 수 없을 때가 많다”라며 “다만 이것이 우리가 조사를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조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이날 처음으로 러시아군의 전쟁 중 성폭력 사건에 관한 재판을 진행했다. 피고인은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32)로 지난 3월 9일 다른 병사 한 명과 함께 키이우 외곽의 주택에 침입해 이 집에 살던 남성을 살해하고, 그의 아내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로마노프의 신병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검찰 측은 로마노프가 살아 있으며 현재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우크라이나 법원이 유죄를 선고해도 러시아가 그를 넘길 가능성은 적지만, 그가 제3국에 출국하면 체포를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사 중인 전쟁 중 성범죄는 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실제로 발생한 성폭력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은 이웃들의 낙인을 두려워해 사건을 알리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조사를 위해 미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협조하고 있다. 앞서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사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베네딕토바 총장과 전범 색출 및 처벌 문제 등을 논의했다. 미 법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전쟁범죄 조사를 도울 인력도 파견할 예정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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