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양지를.." 국정원 원훈, 김종필 중정부장 시대 회귀

이재훈 2022. 6.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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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고 신영복 선생의 서체로 된 원훈석을 1년 만에 치우고 61년 전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 창설 때부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시절까지 37년 동안 사용했던 원훈석을 다시 세웠다.

국정원은 24일 보도자료를 내어 "김규현 국정원장과 이한중 양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전·현직 직원들 사이에서 서체(신영복체) 논란이 제기됐던 원훈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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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중정 창설때부터 98년 김대중 정부 초기까지
37년간 사용되고 24년간 물러나 있던 원훈 돌아와
보안법 복역 논란 신영복 서체 원훈석 1년 만에 교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고 쓰인 중앙정보부 시절 첫 원훈석. <한겨레> 자료 사진

국가정보원이 고 신영복 선생의 서체로 된 원훈석을 1년 만에 치우고 61년 전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 창설 때부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시절까지 37년 동안 사용했던 원훈석을 다시 세웠다.

국정원은 24일 보도자료를 내어 “김규현 국정원장과 이한중 양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전·현직 직원들 사이에서 서체(신영복체) 논란이 제기됐던 원훈을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021년 6월 변경된 이전 원훈석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직원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첫 원훈을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던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중앙정보부 창설 때인 1961년부터 안기부 시절이던 1998년까지 37년 동안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고 쓰인 원훈석을 썼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 1월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에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교체했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6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다시 바꿨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해 6월 국정원 창설 60주년을 맞아 신영복체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고 쓰인 원훈석으로 교체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처음 원훈석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앞서 국정원 전직 직원들의 모임인 ‘양지회’ 등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원훈석 교체를 요구해 왔고 일부 시민단체들도 원훈석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고 신영복 선생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을 복역하고 1988년 특별 가석방됐던 인물이어서 그의 생전 글씨체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 원훈석 사용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었다.

1998년 5월 안기부의 원훈 ‘정보는 국력이다’ 제막식 장면. 왼쪽부터 이종찬 당시 안기부장, 김대중 대통령,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 <한겨레> 자료 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4일,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정원 원훈석 제막식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개정된 국정원법을 새긴 동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정원 원훈은 5년 만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교체됐고, 원훈석의 글씨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고 신영복 선생의 글씨체로 쓰였다. 청와대 제공

국정원은 “해외 정보기관들은 그 역사의 과오와 상관없이 첫 모토를 계속 사용해온 경우가 많다”며 “반면 국정원은 창설 이후 네 차례나 원훈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첫 원훈을 다시 쓰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문구 그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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