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서 시작할 것"..민주, 文·李 책임론 공론화

사진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24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팀별 토론 결과 종합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3~24일 의원 워크숍을 마친 가운데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4일 오전 워크숍 내용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와 당의 운영 및 정책 태도에 관한 부분이 제시됐다"며 "특히 재보궐 선거, 대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심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고 출발해야 한다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정책적 오류 부분에 대해 당 안팎으로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공론화되지 못했다"며 "치열하게 토론했더라면 정책 수립과 입안 과정에서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한 후 결과로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도 설득력있게 접근하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도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 못 하고 주장이 상충해 국민 혼란을 가중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년 동안 누적된 결과라는 공통된 인식"이라며 "특정 사람에 대한 책임에 경중을 따질 수 있지만 당 구성원 전체가 책임과 성찰, 반성해야 하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도 높았다. 조 위원장은 "어떤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미래에 대해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정권교체론이 있었음에도 민주당만의 비전과 시대정신, 가치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성찰해야 하고 이는 비전을 세우고 당을 혁신하는 데 밑거름 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공천 과정이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 위원장은 "핵심 당원들의 눈높이가 어떠하든 국민 눈높이에서 보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데 부족했다"며 "특히 공천 과정에서 부족하지 않았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계파 갈등에 대해선 "당내 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을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 구성하는 게 중요하지 않냐는 문제 의식이 있다"며 "운동권인가 아닌가, 어떤 정부와 같이 했나, 이 연고의 기득권을 깨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한 모임과 조직은 다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의제 중심으로 (모임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다운데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와 이 의원의 책임론을 이번 워크샵을 통해 공론화 했다. 친문 인사들은 이 의원과 홍영표 의원의 '동반 불출마' 카드로 이 의원을 압박했다.

친문 인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통합하는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과연 이재명 의원이나 제가 출마하는 것이 좋거나 도움이 되는 것인지 판단해 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은 지난 22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 48명 중 35명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직후였다.

이 의원은 이날 워크숍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의 좋은 의견을 들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서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 어려움을 해결할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23~24일 워크숍을 통해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 ▲국민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하는 강력한 야당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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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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