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결심' 박찬욱 "박해일·탕웨이에 애로틱한 표정 주문 NO..순수하게 연출" [인터뷰①]

하수정 2022. 6. 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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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박찬욱 감독이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헤어질 결심'만의 다른 점을 언급했다. 

24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은 수사 멜로극이다.

박해일은 극중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으로 분해 열연했고, 데뷔 후 처음으로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탕웨이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맡아 한국어 대사를 능숙하게 소화했다. 남편인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 이후 12년 만에 출연한 한국 영화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칸의 감독상은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이후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 심사위원상(박쥐)을 차지했고, 한국 영화계 감독상은 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한국 개봉을 앞둔 박찬욱 감독은 "(호평이 많아서) 기분이 좋고, 전문가들의 리뷰가 좋은 것은 당연히 직업적으로 상당히 뿌듯한 일"이라며 "그런데 역시 제일 중요한 건 돈을 내고 표를 사서 보는 분들이다. 굳이 극장을 안 와도 되는, 영화 보는 게 직업이 아닌데 극장에 와서 시간을 내서 보는 관객들이 어떻게 평을 하느냐, 만족스러워 하느냐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개봉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칸 비하인드에 대해 "탕웨이가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는데, '여우주연상을 받아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다. 혹시 받게 될 경우 수상 소감을 누가 대신 얘기해야 하니까, 문자로 소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며 "나와 박해일 둘 중에서 탕웨이의 수상소감을 대신 얘기하고, 대리 수상할 사람을 놓고 대화를 했었다. 그때 시간이 촉박했는데, 탕웨이가 소감을 보내오면 박해일이 받고, 못 보내면 내가 나가서 상을 받기로 했었다"고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스토커'(2013), '아가씨'(2016) 등 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수위 높은 폭력과 정사신도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헤어질 결심'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섹스, 폭력 등 직접적으로 자극적인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애로틱한 느낌을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떤 샷을 구상하거나 어떤 표정을 주문하거나 하진 않았다"며 "많은 관객이 그렇게 느끼는 건 결국은 '애로틱하다 센슈열하다 섹시하다' 이런 류의 감정이라는 게 '얼마나 정신적인 것인가'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인 터치보다 상황과 관심, 이런 류의 감정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성적인 즐거움까지도 유발하는지를 알려주는 증거인 것 같다. 내가 특별히 관능적으로 묘사하려고 애쓰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극적인 요소를 뺀 작품으로 칸영화제 상을 받았다고 특별히 다른 감흥이 있는 건 없다. 그냥 좀 고전적이고 우아한,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순수하다고 해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얘기를 말하는 건 아니다. 정치적 메시지나 감독의 주장 등을 포함하지 않는, 그리고 영화적으로 화려한 볼거리나 기교가 없길 바랐다"며 "영화를 구성하는 최소의 요소를 가지고 간결하게 구사해서 끌어내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잘 모르겠다. 너무 구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고, 반대로 현대에는 이런 영화가 더 새로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관객들의 반응을 궁금해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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