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눈에도 보여"..사상 최대 '박테리아' 학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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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cm 길이의 거대한 박테리아가 학계에 보고됐다.
외신들은 기존 박테리아와 비교해 구조가 복잡한 데다 현미경이 아닌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크기라는 데 주목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페트라 앤 레빈 미국 워싱턴대 미생물학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서인도제도 과들루프 섬에 있는 맹그로브 숲에서 사상 최대 크기의 박테리아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iomargarita magnifica)'를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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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m까지 성장.."독특한 구조 '페핀' 덕분"
DNA 들어있어..세포 구획·단백질 생성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약 1cm 길이의 거대한 박테리아가 학계에 보고됐다. 외신들은 기존 박테리아와 비교해 구조가 복잡한 데다 현미경이 아닌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크기라는 데 주목했다.
이 박테리아의 길이는 9000마이크로미터(μm)이며 크기와 형태는 1cm 길이의 사람 속눈썹과 유사하다. 맨눈으로도 볼 수 있으며 최장 2cm까지 자란다. 박테리아 대부분은 2μm(0.0002cm) 정도 길이에 불과하며, 이전에 가장 큰 박테리아로 기록됐던 ‘티오마르가리타 넬소니이(Thiomargarita nelsonii)’는 750μm였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장 마리 볼란드 박사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보다 5000배나 크다”라며 “우리가 에베레스트 산 만한 거대한 인간을 만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09년 과들루프 섬에서 맹그로브 나뭇잎에 붙어 있는 흰 실 같은 유기체를 채집했다. 처음에는 크기나 형태를 고려해 균류로 추정했지만 후속 연구를 통해 새로운 종류의 박테리아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박테리아의 특징은 세포막에 세포핵처럼 기능하는 수많은 주머니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주머니에 프랑스어로 ‘씨앗’을 의미하는 ‘페핀(pepin)’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연구진은 페핀이 세포에 다양한 구획을 만들어 박테리아의 덩치를 키우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각 페핀 안에는 모두 DNA 고리(loop)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일부는 질산염 등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일종의 공장처럼 작동했다.
원핵생물(原核生物)인 박테리아는 통상 세포핵이 없어 DNA가 액체 성분의 세포질 속을 떠다닌다. 세포핵 구조가 있는 동물과 식물, 균류는 진핵생물(眞核生物)이라고 부른다. 이 박테리아는 둘의 경계에 있는 유기체인 셈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같은 특징이 이 박테리아만의 고유한 특징인지 아니면 다른 종에서도 발견되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jad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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