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탕웨이 칸 여우주연상 받았다면..박해일 대리 수상"(헤어질 결심)[EN:인터뷰①]
[뉴스엔 배효주 기자]
박해일이 탕웨이 대신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 무대에 올라갈 수도 있었던 사연이 공개됐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은 6월 2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탕웨이 캐스팅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작품.
독보적인 아우라의 탕웨이가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에 완벽하게 녹아든 열연으로 모두의 마음을 뒤흔든다. 단단한 연기 내공의 박해일은 '서래'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는 담당 형사 '해준'을 맡아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박찬욱 감독은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 이 영화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정했다"고 밝히며 "탕웨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로 창조된 것이 '서래'다.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전엔 탕웨이와 사적으로 알지는 못했다"고 말한 박찬욱 감독은 "전작에서 갖고 있던 막연한 인상과, 그녀의 매력이 뭔지 생각했고, 한편으론 궁금했다. 제가 알고 있던 탕웨이는 '색,계'와 '만추' 속 그녀였다. 각본 완성 전 탕웨이 씨를 만나 캐스팅을 제안했다. 실제로 보니까 생각보다 장난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고집스러운 면도 있었다. '나는 이렇게 해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의 작업 방식은 이런 거다' 하는 식의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어서, 그런 면들을 각본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강혜정, 이영애, 김옥빈, 김민희, 김태리 등 박찬욱 세계 속에서는 유독 여성 캐릭터가 돋보인다. 박찬욱 감독은 "여성과 남성을 구별해 어떤 것을 더 공들여서 창조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남녀노소 똑같은 정성으로 대한다. 캐릭터를 만들 때 '남성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한다', 반대로 '여성이 이렇게 행동해도 되나' 하는 식의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한 명 한 명의 개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만들 때 개성이 있으면서도 무작정 이상하기만 해선 안 된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면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행동이 이해가 되니까. 친숙하고 이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독특하게 만들고자 한다. 다만 너무 지나치면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보일테니, 적당한 선을 지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하며 "내 인생의 한 부분이 완성됐다"고 감격을 표한 바 있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충족이 있었다는 뜻 같다. 완성된 작품을 관객과 함께 볼 때 비로소 우리의 일이 완성된다. 모든 것이 완결됐을 때 북받치는 감흥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때의 그 기분을 표현했다고 봤다"고 전했다.
또 탕웨이에 대해 "지독한 프로페셔널"이라고 표현한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 대사를 소리나는 대로 달달 외워 앵무새처럼 흉내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기초 문법부터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미련하리만큼 우직하게 한국어를 배웠고, 자기 대사뿐 아니라 상대의 대사까지 다 외웠다. 발음은 우리와 똑같지 않을지라도, 조사 하나 어미 하나까지 본인의 의도와 해석이 담겼다"고 말했다.
한편 탕웨이는 일정 상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까지 참석하지 못했다. '헤어질 결심'이 평점 최고점을 받은 상황이었고, 열연을 보여준 탕웨이가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혹시 탕웨이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으면 어떡하나요' 걱정하길래 수상 소감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박해일 씨와 저는 탕웨이 씨의 소상 소감을 대신 이야기 해줄, 대리 수상자가 누구냐를 놓고 '대화'했다. 그 결과 박해일 씨가 하기로 했었는데, 결과는 아시는 대로 됐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탕웨이의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됐으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29일 개봉한다.(사진=CJ ENM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수경까지 나섰다…뮤지컬 옥장판 사태에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 장윤정, 50억에 분양받은 한남동 아파트 2달만 30억 올라 (연중)
- ‘37억 빌라’ 기은세, 호텔 안 부러운 베란다 인테리어 공개 (연중)
- ‘돌싱글즈’ 김은영, 속옷만 입고 흥 폭발…바디프로필 추억 회상
- 김신영 “최신식 아파트 거주, 현관문 열면 날씨 예보해줘”(정희)
- 김종국 “윤은혜, 결혼 왜 안 하는지‥죽겠네” 열애설에 돌직구(옥문아)[결정적장면]
- 송혜교, 모자+티셔츠만 걸쳐도 화보…주먹만한 얼굴 크기
- 박태환 母 암투병→김준수 “어머니 변기에 피 토해 충격”(신랑수업)[결정적장면]
- 바다 “전화 와서 깊은 대화, 연애하나 했는데 유진 찾아” (골때박)
- 채정안 공개한 선패치 태닝 팁 “비키니 안에 붙이고 옷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