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왜 총기에 집착할까..총기 규제의 역사
20세기 초 급격한 도시화 이후 총기 범죄 비약적으로 증가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총기 규제를 둘러싼 미국 내 논쟁은 비단 새로운 것은 아니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래 미국은 총기 소지를 '권리'로 규정했지만 이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20여년간 2억정 이상의 총기가 미국 시장을 강타했으며, 스포츠와 사냥을 위한 수단이었던 시대(총기 문화 1.0)에서 개인의 집과 가족을 보호하는 시대(총기 문화 2.0)로 바뀌었다.
미국의 총기 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범죄와 인종 갈등 문제 등에 대한 두려움을 총기 산업이 크게 부추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월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과 택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의 총기 참사가 발생한 이후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23일(현지시간) 공공장소에서 휴대용 권총 소지를 제한하는 뉴욕주(州)의 주법이 위헌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려 정치권과 시민 사회의 여론은 더욱 크게 분열되고 있다.
◇ 새 나라와 총기를 소지할 '권리'의 탄생
1770년대와 1780년대 미국을 건국한 '건국의 아버지'들은 총기 소유에 대해서 거의 이견이 없었다.
그들은 유럽의 군주제 국가와 군대가 총기를 독점한 것이 아메리카 식민지 개척자들이 투쟁하고 있던 억압의 근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총기 소지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건국의 아버지들은 깨닫기 시작했다. 특히 새롭게 미국에 합류한 주들은 연방정부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법과 무기를 추구했다.
아울러 개인이 스스로 야생 동물과 도둑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필요성도 떠올랐다. 하지만 일부는 개인의 총기 소지가 국경 지대를 무법천지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1791년 수정 헌법 2조가 새롭게 제정됐다.
수정 헌법 2조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부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수정 헌법 2조로 건국 초기 총기 소유 논란은 어느정도 타협이 이루어졌다. 이후 약 2세기 동안 총은 미국인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됐다.
건국 초기 사냥과 야생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과 노예 통제를 위한 수단이었다. 데이비드 야마네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교 교수는 이를 '총기 문화 1.0'이라고 표현했다.
◇ 20세기 초, 방어수단에서 '범죄' 수단으로…총기 규제 논란 점화
그러나 20세기 초에 이르러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미국에는 총기로 넘쳐났으며,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총기 범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에 따르면 1900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내에서 26만5000건 이상의 총기 살인, 3만3000건의 자살, 13만9000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자 1934년 연방 정부는 기관총을 금지하고 총기 등록 및 과세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1934년 각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총기를 드러내거나 은밀히 소지하는 것을 통제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1959년 미국인의 약 60%가 개인의 총기 소지 금지를 지지할 만큼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극적인 역사적 사건도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1963년에 발생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저격 사건과 1968년 마틴 루터 킹 암살 사건은 미국인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가왔고, 총기 규제는 점점 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됐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 등 총기제조업자들은 수정헌법 2조를 언급하면서 여전히 총기 규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NRA 회원에는 정치인 외에도 운동선수, 기업인, 연예인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명배우 찰턴 헤스턴이 1998년 NRA 회장을 맡은 적이 있을 만큼 NRA에 대한 유명인들의 지지는 만만치 않다.
최근 발생한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참사 사건에 대해서도 NRA는 범인의 개인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여전히 총기 소지의 자유는 침해할 수 없는 미국인의 '권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kxmxs41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강서 놀다 유흥업소 끌려가 강간당한 여중생…"5년 뒤 출소, 무서워요"
- 조진웅, 尹 탄핵 촉구 집회 VCR 등장 "국민으로서 엄중한 사태 예의 주시"
- "완전 미쳤어" "대표님 언제?"…조국혁신당 '그날 밤' 단톡방 폭발
- 14세 여중생 성폭행·촬영한 교장…"걔가 날 받아들였다"
- '90세 조부와 여행' 유튜버 "학폭 댓글에 유퀴즈 방송 연기" 억울함 호소
- 유튜버 엄은향, 임영웅 '뭐요' 패러디했다가…"고소 협박 당해"
- 62세 서정희, 6세 연하 남친과 애틋 "절망 끝에 만난 기쁨" [N샷]
- 곧 스물 예승이…'류승룡 딸' 갈소원, 몰라보게 달라진 분위기
- "가족 모두 한복 입고 축하해주는 꿈"…다음날 2억 복권 당첨
- 장예원 "전현무와 1시간 반씩 전화통화…말투 다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