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말까 생각도 해봤지만".. 신통기획 속속 합류하는 재건축 단지들

김송이 기자 입력 2022. 6. 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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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서 이탈 조짐을 보였던 단지들이 다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늘어난 가구 수 일부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정비사업은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삼부아파트 / 조선DB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통기획에서 이탈 조짐을 보였던 강동구 고덕현대아파트가 신통기획에 재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강동구가 최근 명일동 고덕현대아파트를 대상으로 신통기획과 관련한 주민 의견 조사를 실시했는데, 전체 토지 등 소유주 527명 중 336명(63.8%)이 투표에 참여해 238명(71%)이 신통기획에 찬성했다.

고덕현대 아파트는 강동구에서 신통기획 1호 단지로 꼽혔던 곳이다. 이 단지는 당초 신통기획의 정상적인 추진을 원하는 주민과 단지 바로 옆 한양아파트(540가구)와 통합재건축을 위해 신청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을 빚었다. 강동구는 결국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주민 의견을 재조사했다.

고덕현대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한양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요구했지만, 주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단독 재건축, 그리고 신통기획 참여를 희망했다”면서 “한양아파트는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도 않아 고덕현대와 속도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오 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통상 5년이 소요되는 사전 인허가 행정 절차를 통합 심의를 통해 최대 2년까지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신통기획을 통해 용적률이나 층고를 높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임대주택 확보 등의 기부채납이 필요하다.

신통기획에 새로 합류하는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는 최근 서울시의 신통기획 대상에 선정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신통기획을 신청했지만 서울시에서 보류 결정을 내린 곳이다. 신통기획 신청이 보류된 단지 중 재검토를 거쳐 다시 선정된 곳은 삼부아파트가 처음이다.

이 단지는 애초 목화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하려던 곳이다. 하지만 목화아파트 소유주들이 한강 조망권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해 사업이 답보 상태였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초 “재산권 행사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단지를 결합해 개발하는 것을 끝까지 강제하거나 유도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이번 달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서초구 신반포 2차 아파트의 경우 소형주택을 늘리는 방안을 두고 주민 갈등이 있었다. 중·대형 위주의 단지를 원했던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반발해 신통기획 선정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주민 조사에서 조합원 9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신통기획 대상지에 합류했다.

그러나 모든 곳에서 신통기획이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인근 신반포 4차 아파트는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지만, 돌연 사업을 철회하고 민간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6일부터 30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조합원(1380명)의 절반이 넘는 707명이 참여해 이 중 86%인 608명이 ‘신통기획 대신 조합 자체 사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쪽에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앞서 신통기획 1호 사업으로 선정됐던 오금현대 아파트도 임대아파트 비율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으로 사업을 철회했다. 당시 오금현대 재건축 조합원들은 예상보다 높은 임대아파트 비율(20.6%) 등에 반발해 사업 철회를 주장했고, 이후 서울시 측에서 계획안을 제시했지만 조합원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한 신통기획 사업지 관계자는 “우리 사업장의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최소 주민동의율 요건인 60%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그나마 신통기획 제도가 있어 정비구역 지정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부 사업지의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신통기획 포기의 길로 갔지만, 초기에 사업지로 선정된 곳 대부분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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