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눈에도 보인다' 거대 박테리아 첫 발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학자들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역대 최대 크기의 거대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현미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박테리아로 기존에 알려진 박테리아보다는 수천 배, 기존 거대 박테리아보다는 약 50배나 크고 생물학적 구조도 복잡해 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거대 박테리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생물학에서 세포 대사 메커니즘에 따르면 박테리아가 이처럼 클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역대 최대 크기의 거대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현미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박테리아로 기존에 알려진 박테리아보다는 수천 배, 기존 거대 박테리아보다는 약 50배나 크고 생물학적 구조도 복잡해 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트라 앤 레빈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서인도제도의 과들루프 섬에서 1cm 길이의 거대 박테리아를 발견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3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hiomargarita magnifica)’라는 학명이 붙은 이 거대 박테리아는 기존 박테리아보다 DNA가 훨씬 많은 복잡한 생명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발견된 거대 박테리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생물학에서 세포 대사 메커니즘에 따르면 박테리아가 이처럼 클 수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박테리아는 길이가 2㎛(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기존에 알려진 거대 박테리아 크기도 750㎛에 그쳤다. 연구에 참여한 장 마리 볼랜드 미국 로렌스바클리국립연구소(LBNL) 연구원은 “마치 사람이 에베레스트산 만큼 큰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거대 박테리아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령 서인도제도 과들루프 앤틸레스대의 해양생물학자인 올리비아 그로 교수다. 지난 2009년 맹그로브 숲에서 공생 박테리아를 연구하다가 흰 색의 실처럼 생긴 유기체를 채집했다. 처음엔 균류와 같은 진핵생물로 여겼지만 연구를 통해 거대 박테리아로 확인됐고 이번에 연구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국제 공동 연구진의 분석 결과 이 생물체의 내부 구조가 특이했다. DNA가 세포핵에 있지 않고 세포질에 있는 박테리아의 특성을 보인 것이다. 특히 DNA가 세포 전체에 걸쳐 세포막으로 둘러싸인 내부에 작은 주머니처럼 생긴 구조에 들어있었다.
박테리아 특성을 보이면서도 특이한 구조로 DNA를 훨씬 더 많이 갖게 됐고 DNA의 염기를 분석한 결과 총 염기수가 6조개에 달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간 단일 세포 내 DNA 두 가닥의 염기가 60억개임을 감안하면 단세포생물로는 어마어마한 염기를 보유한 것이다.
연구진은 거대 박테리아가 어떻게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포식자보다 수백, 수천배 크기를 키우면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포식을 피하기 위해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크기가 커지면 이동이 불편해지는 등 기존 이점 중 일부를 상실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