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안정 무조건적으로"..경기 침체 시사하는 지표도 속속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긴축으로 물가를 잡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을 2%로 복귀시켜 물가를 안정시키지 않으면 (경제성장)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완전 고용이 유지되는 기간을 지속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향돼 2% 수준으로 복귀하는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리 인상은 적절하다고 보는데 변화의 속도는 새 증거와 경제 전망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긴 시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긴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도 동시에 내보냈다. 그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적절한 통화정책을 만들 때는 경제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주 정책(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다음 달에도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뜻을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고용시장을 좋게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인 실업률이 높아질 리스크는 있다”고 말했고, 경기 연착륙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와 음식 가격, 공급망 문제로 점점 더 도전적으로 돼 가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올 전반기는 좀 이례적이었는데 후반기에 성장은 상당히 강할 것으로 본다”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긴축 공포에 얼어붙은 시장에서는 오히려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 연준이 긴축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는 분위기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6월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모두 측정하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 53.6에서 51.2로 떨어져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제조업 PMI(52.4)는 약 2년만에 가장 낮았다. 이미 미국에선 5월 소매 판매가 올 들어 처음 감소하고 기존 주택 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지표도 나온 바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체감 경기가 반영되는 서베이 지표 중 하나인 S&P글로벌 PMI 지수가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실물 경제지표의 부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기업의 실적 전망이 하향 수정되고, 수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낮아지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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