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수십년에.. 유럽, 원전 회귀 '값비싼 대가'

김남석 기자 2022. 6. 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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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천연가스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 등을 위해 미국·유럽 등 서구 국가들이 앞다퉈 원전 신규 건설에 뛰어들고 있지만 수십 년 이어진 건설 중단에 따른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가 노르망디 플라망빌에 건설 중인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는 원전 건설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 부족으로 완공 시기가 10년 이상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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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현장실수 고칠 기술자 부족

완공 일정 10년 이상 늦춰져

美서도 용접불량·예산 초과

핀란드도 방수능력 저하 확인

佛·美 등 신규건설 잇단 지연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원유·천연가스 등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 축소 등을 위해 미국·유럽 등 서구 국가들이 앞다퉈 원전 신규 건설에 뛰어들고 있지만 수십 년 이어진 건설 중단에 따른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생태계 붕괴로 경험 있는 인력·기술 부족에 시달리면서 당초 예정했던 완공 시기가 10년 이상 늦춰지고 천문학적 추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가 노르망디 플라망빌에 건설 중인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는 원전 건설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 부족으로 완공 시기가 10년 이상 늦춰졌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2007년 원자로 건설을 시작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용접기술자들이 7년 전 원자로 냉각시스템 주변에서 발견된 110개의 실수를 고치고 있다. 결국 지난 1월 EDF는 플라망빌 원자로에 연료를 적재하는 날짜를 당초 일정보다 10년 이상 늦은 2023년 중반으로 미뤘다. 그 과정에서 33억 유로(약 4조5160억 원)로 책정했던 소요 예산은 127억 유로로 4배 가까이로 뛰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단 2기의 원자로를 완공하는 데 그친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원전은 용접을 비롯한 공정 불량과 이에 따른 공기 지연, 수십억 달러의 예산 초과 등에 시달리고 있다. 원전 건설 과정에서 품질관리를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하츠는 “(경험 없는) 기술자들이 용접한 첫 번째 모듈 조각들은 프레첼 과자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건설되던 원전도 같은 문제에 시달린 끝에 결국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지난해 완공된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에서도 불완전한 용접 탓에 원자로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바닥의 방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원자로는 지난 3월 당초 일정보다 13년 늦게 소량의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들이 잇따라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을 거치며 서구 국가들이 사실상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서 기존 기술자들이 은퇴한 반면 신규 기술자는 육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탈탄소화를 위해 원전 건설을 준비 중인 각국은 기술자 육성에 먼저 뛰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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