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두창 백신, 접종 까다롭고 이상반응 우려..3세대 도입해야
전문가 "구형 백신 광범위하게 접종할 상황 아냐..3세대 백신 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조현영 기자 =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되면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생물테러나 국가의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한 1, 2세대 (사람) 두창 백신 3천502만명분을 비축하고 있고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해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구형 두창 백신은 접종이 까다롭고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견해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온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두창 백신은 HK이노엔의 '이노엔세포배양건조두창백신주'가 유일하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투여하는 생백신으로, 2008년 12월 31일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두창은 국내에서 1961년 마지막 환자 사례가 보고됐고 1979년 백신 접종이 중단된 터라 테러 대응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원숭이두창을 예방하는 효과는 인정받지 않았으나,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사람에 쓰는 두창 백신 역시 원숭이두창에 대해 약 85% 예방 효과를 가진다.
단 백신의 접종 방법이 까다롭고, 3세대 백신보다 이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건 한계로 꼽힌다.
이 백신은 주사가 아니라 끝이 갈라진 특수 바늘(분지침·bifurcated needle)을 바이알(병)에 담가 백신을 취한 뒤 피부에 수직으로 15회 피가 맺힐 정도로 눌러 접종해야 한다. 피내주사나 피하주사, 근육주사 등으로 투여해선 안 된다.
접종 후 주사 부위에서 농포와 같은 피부 면역반응이 나타나는데, 이는 이상반응이 아니라 예방접종의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만지지 않아야 하는 등 관리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접종 부위의 경미한 통증이지만,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고열과 습진, 심근염, 뇌염 등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거나 심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투여할 수 없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과 가까이 접촉할 경우 이상반응 전염의 우려도 있다.
반면 3세대 두창 백신은 구형 백신에 비해 안전한 편이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두창 백신과 백시니아 바이러스' 보고서에 따르면 3세대 백신은 종자 바이러스의 독성 유무와 정도의 차이로 2세대 백신과 구별할 수 있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3세대 두창 백신이 안전성 측면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백신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덴마크 바바리안 노르딕사가 개발한 백신 '진네오스'가 대표적인 3세대 두창 백신이다. 미국에서 2019년 원숭이두창 예방 용도로 허가받았다.
피하 주사와 같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접종하면 되는 것도 3세대 백신의 장점이다.
현재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만큼 굳이 사람 두창에 허가된 구형 백신을 사용하기보다 전문가들은 더 안전하고 접종 방법이 편리한 3세대 백신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백신은 원숭이두창이 아니라 두창에 허가된 것"이라며 "1세대에 비해 줄긴 했지만 아직 이상반응 가능성이 있고 접종 방법도 까다로운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원숭이두창이 광범위하게 퍼져서 전 국민 대상으로 백신을 맞혀야 하는 상황은 아니므로 3세대 백신을 구해서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부에서도 원숭이두창의 전파력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두창 백신을 일반 국민에게 접종하기보다는 감염 노출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에 제한적으로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K이노엔은 구형 두창 백신의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식약처, 질병청 등과 협의하고 있다. 이 회사는 3세대 두창 백신도 개발 중이지만 아직 비임상 단계다.
jandi@yna.co.kr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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