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반복되는 코로나 봉쇄..혼돈의 중국

황경주 2022. 6.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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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제로 코로나'를 표방하며 두 달 넘게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고 수도 베이징도 걸어 잠궜던 중국이 이달 초 봉쇄를 모두 해제했습니다.

하지만 방역 수준은 사실상 그대로라서 중국 사회의 혼란은 커지고 경제적 타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요.

봉쇄 해제 이후 중국의 분위기와 전망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황 기자, 중국이 봉쇄를 푼 지 3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많이 혼란스러운 것 같네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이달 초 '전면적 정상화'를 발표하고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봉쇄를 모두 풀었지만, 코로나 감염자가 계속 나오면서 방역 강도를 다시 높이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민항구는 현지시각 지난 21일, 항화쓰춘 일대 지역을 2주 동안 폐쇄식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재봉쇄나 마찬가진데요.

이번 조치에 따라 이 지역 주민들은 봉쇄 해제 3주 만에 다시 현관문 밖을 나서지 못하게 됐습니다.

봉쇄 구역 안에 있는 모든 공장과 상점 운영도 중단됐습니다.

앞서 상하이 시는 이 지역 주민 270만 명에 대해 코로나 전수 검사도 실시했습니다.

[상하이 시 주민 : "조금 걱정됩니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폐쇄되니까요. 전처럼 힘들지 않게 물품을 비축해두려고 합니다."]

이처럼 말뿐인 봉쇄 해제에 도시 기능은 여전히 마비된 상태인데요,

식당 영업은 물론 오락시설이나 숙밥업 등 많은 업계가 여전히 영업 재개 허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하이 시 주민들 역시 적어도 사흘에 한 번은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폐쇄 조치가 벌써 석 달 가까이 된 거잖아요.

시민들의 불편이 상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래서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지난 14일 상하이의 치푸루 의류 시장에서는 상인 수십 명이 임대료 반환 시위를 벌였는데요,

영업 재개 허가는 났지만, 봉쇄 충격을 이기지 못한 많은 가게들이 매장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랜 봉쇄에 지쳐 중국 자체를 떠나려 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이민'이라는 단어가 최근 얼마나 검색됐나 봤더니, 4월에는 전달의 400배, 5월에는 또 그의 300배 넘게 검색 횟수가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 국제 이주 중개 업체는 올해 중국과 홍콩에서만 자산가 만 3천 명이 이민을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자산을 합치면 약 650억 달러, 우리 돈 84조 원 정도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은 전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잖아요.

이 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 문 밖을 나서지 못하니 기업의 타격도 클 수밖에 없는데요.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테슬라와 폭스바겐,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봉쇄 기간 동안 원자재 수급과 제품 배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하이 항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PCR 음성테스트 결과가 있는 근로자만 고용할 수 있다 보니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렸는데요.

지난달 기준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31개 중점 도시의 실업률은 6.9%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베이징 시민 : "팬데믹 기간 일자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돈을 벌기 어려워요. 우리는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고, 경찰들은 우리를 단속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른바 '탈 중국'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EU 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들 기업의 23%가 중국에서 진행 또는 계획 중인 투자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질문을 상하이 시 봉쇄 전에 물어봤을 때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칩니다.

[앵커]

소비도 일자리도 줄고, 기업들도 떠나려 한다면 중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일텐데요,

중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요?

[기자]

리커창 중국 총리는 현지시각 지난 16일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지나치게 화폐를 찍어내는 과도한 경기부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은 민간에 맡기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올해 중국 성장률이 문화대혁명 이후 최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인 만큼, 마냥 손 놓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단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건설 부문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신규 주택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등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얼어붙은 매수 심리를 풀고 경기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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