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리한나 동상'..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가보니 없다?

보그지에서 디지털로 가상 동상 만들어 영상 업로드 해

리한나 동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미국 뉴욕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찾고 있다. 단,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 동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3일(현지시간) 더 월스트리트 저널은 리한나 동상과 관련한 해프닝에 관해 보도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올해 5월 보그지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속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찾은 것.

보그지는 5월 커버스타였던 리한나를 기리고 싶었지만 리한나가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보그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리한나 디지털 조각상'을 만들었다.

작품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그리고 다른 그리스 신들과 함께 박물관의 그리스와 로마 조각상 갤러리에 비치돼 있는 것처럼 구현됐다.

보그는 이를 27초짜리 동영상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수백만 뷰를 달성했다. 실제 리한나까지 나서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1억6백만 트위터 팔로워들이 볼 수 있게 리트윗 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 평론가 앨리슨 맥컬록은 지난 달 메트로폴리탄에서 리한나 영상을 찾는데 40분을 썼다. 영상 속 동상이 위치한 갤러리 복도를 계속해서 걸었고 영상 속 천장과 박물관의 창문 위치도 맞춰봤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들은 입구를 지킬 때,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리한나 동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경비원은 "사람들은 계속 물어볼 것"이라며 "약속한다"고 확언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11년 전에 폐막한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전시회에 대해서도 물어보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비원은 방문객들을 부드럽게 회유하려 든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쿨하지는 못하다. 미안하다"고 방문객들에게 말한다고 했다. 경비원은 "리한나 동상은 없지만 대신 페르세우스와 메두사가 있는 곳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받아친다고 했다.

리한나 동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는 해프닝을 이끌어낸 '리한나 프로젝트' 예술가들은 "분명히 사람들을 속일 의도는 없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가상 세계에만 존재하는 리한나 동상은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에이프맨로봇의 닉 라인이 창조해냈다.

그들은 5월 보그 표지를 참고했다. 이미지처럼 디지털 조각상은 리한나가 임신한 배를 드러내며 엉덩이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리한나는 몸에 꼭 맞는 빨간 레이스 점프슈트를 입고 있었다.

디지털 조각상은 또 진흙 층을 더해 이미 세상에 나온지 수 천 년은 돼 보이도록 했다고 라인은 설명했다.

리한나와 그녀의 패션을 동경하는 20세 대학생 코니 비켈은 "실제가 아니라서 좀 아쉽다"며 "이렇게 잘 알려진 흑인 여성이 메트로폴리탄에 동상으로 남는 것은 혁명적이고 상징적이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보그 대변인은 "5월2일 출산 예정인 리한나에게 '당신이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디지털 동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작품을 진짜라고 생각했다면 이는 예술가와 그래픽 디자이너에 대한 대단한 찬사"라고 기뻐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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