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키로 치면 에베레스트산 급..맨눈에도 보이는 '진격의 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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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교과서에서 미생물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작은 생물"로 정의한다.
미생물을 대표하는 세균(박테리아)은 보통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여서 자의 가장 작은 눈금인 1㎜의 500분의 1 크기이다.
그는 "이 세균은 대부분의 세균보다 5000배는 크다"며 "마치 사람이 지나가다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사람과 마주친 꼴"이라고 말했다.
거대 세균의 평균 크기는 9000㎛(0.9㎜)였고 최대 길이는 2㎝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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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 해 홍수림 바닥 나뭇잎 부착 '흐늘'..사람 속눈썹과 형태·크기 비슷
보통 세균의 5000배 크기,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사람\"인 셈
세포 안 핵과 비슷한 소기관 보유.."거대 세균 더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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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교과서에서 미생물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작은 생물”로 정의한다. 미생물을 대표하는 세균(박테리아)은 보통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여서 자의 가장 작은 눈금인 1㎜의 500분의 1 크기이다.
세균에 관한 통념을 깨졌다. 단세포이면서 길이가 1㎝에 이르러 맨눈으로 볼 수 있고 복잡한 세포 구조를 지닌 세균이 카리브 해 홍수림에서 발견됐다. 이로써 더 크고 복잡한 거대 세균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마리 볼랜드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 등 국제연구진은 24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1㎝ 길이의 세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세균은 대부분의 세균보다 5000배는 크다”며 “마치 사람이 지나가다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사람과 마주친 꼴”이라고 말했다.
이 세균은 소앤틸리스 제도 과들루프에 있는 홍수림에 사는데 탁한 물 밑에 펄로 덮인 나뭇잎 표면에 부착해 실처럼 흐느적거렸다. 이 거대 세균의 크기와 형태는 사람의 속눈썹과 비슷했다.
연구자들은 이 세균에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hiomargarita magnifica)란 이름을 붙였다. 이 세균은 2009년 올리비에 그로스 앤틸리스 대 교수가 황이 풍부한 홍수림 퇴적층에서 황산화물 공생체를 조사하다 발견했다.
연구자들을 놀라게 한 건 보통 세균과 달리 이 거대 세균 세포 안에는 구획된 소기관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볼랜드 박사는 “이 거대 세균의 세포 전체에 게놈 복제물이 퍼져 있는데 정말 놀라운 건 게놈이 세포막을 지닌 구조 속에 간직돼 있다는 사실”이라며 “세균에서는 이런 일을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식물과 균류 등 고등생물의 세포에는 디엔에이와 단백질 합성을 위한 분자를 핵 안에 모아둔다. 이런 소기관 덕분에 진핵생물의 세포는 비교적 크다. 그러나 세균은 구조가 단순해 디엔에이가 핵이 아닌 세포질 속을 떠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거대 세균은 섬유처럼 생긴 세포 끝에서 딸세포를 내어 증식한다. 이때 세포 안에 분포하는 핵과 비슷한 소기관인 페핀이 관여한다. 페핀은 디엔에이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는 공장 구실을 하는 ‘세포 속 세포’로 기능한다.
거대 세균은 이런 방식으로 핵이 없이 큰 세포의 대사를 유지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거대 세균의 평균 크기는 9000㎛(0.9㎜)였고 최대 길이는 2㎝에 이르렀다.
주 저자의 하나인 쉐일레쉬 데이트 미국 복잡계 연구소 대표는 “이 연구는 일부 단순한 생물에서 어떻게 복잡성이 진화하는지 잘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복잡성을 지금보다 훨씬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생물이 경이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라 레빈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이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이 세균이 왜 이렇게 커졌느냐는 수수께끼”라면서 “이 세균이 세균 크기의 상한일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세균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언제나 놀라운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용 논문: Science, DOI: 10.1126/science.abb363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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