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상륙작전, 잊혀진 영웅들을 찾다

2022. 6. 24. 10: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번 국도를 따라 경북 영덕을 지나다 커다란 배 한 척을 보았다.

알고 보니 6.25전쟁 '장사상륙작전'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에게 감사하고 호국정신을 계승하고자 해변에 '장사전승기념관'을 건립한 것이다.

2012년부터 대한민국 국군과 영덕군은 상륙작전이 벌어진 장사리 해안에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번 국도를 따라 경북 영덕을 지나다 커다란 배 한 척을 보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아이들도 해변에 큰 배가 있다며 늘 내게 물어 봤었다. 알고 보니 6.25전쟁 ‘장사상륙작전’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에게 감사하고 호국정신을 계승하고자 해변에 ‘장사전승기념관’을 건립한 것이다.

경북 영덕 장사전승기념관.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발생한 장사상륙작전은 그동안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인천상륙작전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낙동강 방어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사상륙작전 덕에 북한군의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고 우리 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뚫고 북진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그저 생존대원들의 기억에만 존재했던 그 날의 작전은 1997년 3월 6일 해군이 장사리 해변에 잠들어 있던 문산호의 잔해를 수습하면서 마침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장사상륙작전 전몰용사 위령탑.

2012년부터 대한민국 국군과 영덕군은 상륙작전이 벌어진 장사리 해안에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상륙부대원들이 탑승했던 문산호를 재현하여 길이 90m, 폭 30m, 지상 5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당초에는 2020년 9월 장사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 때 준공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끝에 2020년 11월 16일에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장사상륙작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장사상륙작전이 벌어진 1950년 9월 14일, 배 안에는 772명의 학도병들이 타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과 더불어 낙동강 방어선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 세웠던 양동작전인 장사상륙작전.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작전의 유격대원들은 평균 나이 17세의 소년들이다. 학도병들은 북한군을 견제하기 위해 보급로 퇴로를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일종의 성동격서 교란작전이었다.

1960년 10월 31일에 맥아더 장군이 학도병 유격대원들에게 보낸 친서.

학도병들에게 떨어진 명령은 북한군이 아군의 낙동강 방어선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북한군의 거점인 동해안 영덕지구로 상륙하여,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한국군의 작전을 유리하게 하라는 것. 우리 군은 낙동강 전선을 지키기에도 버거웠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작전은 오로지 학도병 772명의 몫이었다. 

태풍이 몰아쳐 문산호는 좌초 위기에 처한다. 학도병들은 해변에 도착하기도 전에 파도에 휩쓸리고 총탄에 쓰러졌다. 가까스로 상륙에 성공한 학도병들은 악착같이 싸워 고지를 점령한다. 많은 전사자들이 나왔지만, 결국 이들은 국도 7호선을 봉쇄하고 북한국 보급로를 차단하는데 성공한다.(772명 참전 139명 사망, 92명 부상, 행방불명 다수)

준비한 3일치 식량이 떨어지고 구조선을 기다리는 학도병의 모습 재현.
장사전승기념관에는 학도병들의 이름이 모래 속에 담겨져 있었다.
류병추 생존 병사의 인터뷰 영상.

긴 침묵 끝에 이제야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 장사상륙작전. 이제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들을 기억할 차례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함께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게 하기 위해 장사전승기념관을 찾았다. 70여 년 전 전우들을 데려간 바다에는 고요한 정적만이 흐를 뿐이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용기있게 앞장섰던 17살, 18살 꽃다운 청춘들의 이름 앞에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져본다.  

피로 물들었던 장사리 해변은 지금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6.25전쟁 앞에서 전쟁터에 내몰려야 했던 학도병, 군번도 없이 70년의 긴 세월 동안 잊혀졌던 대한민국의 영웅들이다. 우리가 다시는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이다. 지금은 어르신이 된 류병추 생존 학도병의 증언에 따르면, 빗발치는 총탄에 청춘이 쓰러져 갈 때조차 학도병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단다. 

장사전승기념관.
나라를 위한 학도병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있다. 나라가 부강해야 국민이 잘 살 수가 있다”는 류병추 생존 학도병의 말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본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의 애국심을 가슴 깊이 담아본다.

참고 : 국방TV https://youtu.be/p6RABGIgnx0

정책기자단|강현lawyerkh@naver.com
경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정책브리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