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김현지 기자 2022. 6. 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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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9개월이 걸렸다.

"국방부와 해경은 지난 2020년 9월 동생을 월북자로 단정해 발표했다. 2020년 10월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상소문을 통해 서욱 국방장관,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답변은 퇴임일인 5월9일 오전 11시에야 왔다. 내용은 '해당사항 없음'. 그러고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5월17일까지 물어보라고 하더라. 조롱당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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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故 이대준씨 친형 이래진씨, 진실 규명·책임자 처벌 예고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1년9개월이 걸렸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 정황이 없다는 정부 발표가 있기까지, 정부와의 싸움은 남겨진 가족의 몫이었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동생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 2020년 9월21일부터 진실 규명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이씨는 6월2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문재인 청와대의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아래는 이씨와의 일문일답.

ⓒ시사저널 최준필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이 약 1년9개월 전의 발표를 철회했다.

"비극적이다. 국방부와 해경은 정부기관이다. 이들 기관의 입장은 2년도 안 돼 180도 달라졌다. 그사이 정권이 바뀌었을 뿐인데. 이는 결국 사건 당시 누군가의 강압, 지시에 의한 잘못된 발표를 인정한 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압력(수사 지침)이 있었다는 의혹도 있다."

야권은 동생의 월북을 여전히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와 더블어민주당은 SI를 월북의 주요 근거로 내세운다. 이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다. 서욱 전 국방장관도 지난 2020년 10월쯤 면담에서 '첩보 내용이 문맥으로 연결된 게 아니다'고 말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통지문에서 동생을 '침입자'라고 했다. 문 정부 인사들이 믿는 게 김정은 아니었던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해 왔다.

"국방부와 해경은 지난 2020년 9월 동생을 월북자로 단정해 발표했다. 2020년 10월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상소문을 통해 서욱 국방장관,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답변은 퇴임일인 5월9일 오전 11시에야 왔다. 내용은 '해당사항 없음'. 그러고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5월17일까지 물어보라고 하더라. 조롱당한 느낌이었다."

동생의 이름은 최근 알려졌다.

"문 정부는 동생을 월북자로 몰아갔다. 나는 동생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아왔다. 최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동생의 명예가 회복됐는데 실명을 공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묻더라.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동생의 이름을 밝혀 달라고 답했다. 동생은 '대한민국 해수부 공무원 항해사 이대준'으로 공개됐다."

사건 발생 뒤 2년이 돼서야 동생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렇다. 동생의 10세 된 딸은 최근에야 아버지의 죽음을 알았다. 2년여 동안 아버지를 기다렸던 아이였다. 그 아이가 '이제라도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더라. 우리나라에서 월북자는 간첩과도 같다. 연좌제는 없어졌다. 그러나 월북자 가족은 평생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 국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생은 문 정부의 희생양이었다. 해상 경계작전 실패 은폐, 남북관계 등을 위해서 말이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국방부, 해경에 대한 고발도 계획 중이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에 찬성하면 이를 유보하겠다. 진실 규명과 관련자 색출, 그리고 책임 요구 등을 확실히 할 거다."

대통령기록물관은 인터뷰 다음 날인 6월22일 오후 유족에게 기록물 공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6월23일 오전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무엇을 숨기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느냐"면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동생 사건은 대통령까지도 연결되기 때문에 다음 주 중 한동훈 법무장관을 만나 상설특검 가능 여부 등을 질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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