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는 이제 그만"..'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 통해 활용 비전 제시

임영택 2022. 6. 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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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는 NFT 아닌 가치 부여 필요..게임만 안되는 규제도 문제
‘대한민국 NFT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 전경.

“게임하며 돈 버는 것은 이미 ‘리니지’에서 보여줬어요.”

지난 23일 열린 ‘대한민국 NFT 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에 참석한 최관호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말이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회장 이택수)가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대표 김경묵)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새로운 혁신 동력으로 떠오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게임 업계의 고민과 미래를 향한 의지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행사에 참석한 연사들은 각자의 생각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해 창출할 수 있는 비전을 풀어놓았다.

이날 최관호 대표는 ‘게임 생태계에서 블록체인과 NFT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노트 강연을 통해 암호화폐와 플레이투언(P2E)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인정하면서도 이상을 이야기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사기고 P2E 게임도 사기라는 인식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나 오해가 있다”라며 “흔히 말하는 피아트 커런시(법정화폐)도 실제 정부가 보증하는 화폐는 6개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항변했다.

최관호 엑스엘게임즈 대표.

반면 업계에서 친숙해진 P2E라는 용어는 자제를 부탁했다. 이미 ‘리니지’라는 게임을 통해 보여준 게임하며 돈 버는 것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외부의 불필요한 오해만 만든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신 기존 게임 서비스에서 허용하지 않던 아이템과 재화의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를 적용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위메이드는 게임을 즐기며 이익도 얻는다는 ‘플레이앤언(P2E)’, 컴투스는 ‘소유’를 위해 플레이한다는 ‘플레이투온(P2O)’을 내세운다.

그는 “P2E가 마케팅 의미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라며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의 활용 가능성은 아주 높지만 콘텐츠가 더 중요하고 게임은 게임 자체로 즐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블록체인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NFT에 대한 고찰도 다양했다. NFT를 발행해 돈을 번다는 접근에서 탈피해 어떻게 소유자들에게 가치를 주고 활용하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날 컴투스플랫폼의 이종석 실장은 게임을 넘어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확장 중인 컴투스 그룹의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와 NFT를 연결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게임에서만 쓰이던 특정한 아이템을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다른 분야의 NFT도 준비해 연결한다는 설명이다. 컴투스가 준비 중인 메타버스 공간 ‘컴투버스’가 하반기에 론칭되면 본격화되는 그림이다.

이 실장은 “NFT는 이제 니치 마켓이 아니다”라며 “NFT를 구매하는 이용자에게 어떤 사용가치와 소유가치, 재미를 주고 높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라이징윙스의 최수영 PD도 ‘NFT를 통한 선한 영향력 - Animal Lives Matter’ 강연에서 NFT 구매자들이 실제 동물 보호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ALM’을 소개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ALM’은 NFT 판매 수익금을 기부해 동물 구호 활동 등에 사용하게 하고 구매자가 게임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된 프로젝트다. NFT 보유자에게 일종의 멤버십 효과도 부여해 참여를 독려하는 구조다. 돈을 벌기 위한 NFT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최관호 엑스엘게임즈 대표도 NFT 프로젝트인 ‘아키월드’를 소개하며 “NFT는 돈벌이 수단이 아닌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활용한다”라며 “독특한 아이템이나 캐릭터만을 NFT로 발행하거나 고유의 스토리를 부여하는 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적인 의견도 존재했다. 기존 게임 이용자와는 성격이 다른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에 대한 고민 공유다. 자체 메인넷 기반 플랫폼 ‘메타큐’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업체 메타플래넷의 신정엽 대표는 마치 주식 투자자와도 같은 블록체인 게임 이용자의 특성을 설명했다. 순수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에 비해 더 효율성과 수익성을 따지고 즐길거리가 한꺼번에 늘기보다는 꾸준히 이슈가 생성되는 방식의 업데이트를 선호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류 게임업체들이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흐름과는 다른 시각이다.

신 대표는 “P2E 이용자들은 주가 상승을 위해 호재가 지속 발생하길 원하는 것처럼 한번에 패치할 콘텐츠도 나눠서 적용하라고 말한다”라며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일종의 카르텔도 형성하는 것 같다”라고 말히가도 했다.

정부 규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최관호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게임만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금지된 국내 법규에 대해 재검토를 촉구했다. 운동을 하며 돈을 번다는 ‘무브투언(P2E)’나 게임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지만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분류되는 메타버스는 허용하면서 게임은 안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P2E를 모두 허용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는 정부의 책임이고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나 게임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믿음도 가져야 한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기조강연에 나선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블록체인 기반 아래 서로 다른 게임의 아이템과 재화가 연결되는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소개하며 블록체인의 미래이자 메타버스라고 비전을 제시했고 엔픽셀의 김민수 메타본부 실장은 트리플A급 게임 IP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다른 게임이나 서비스를 창작하는 탈중앙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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