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뜯겨지고 빛바랜 광주 유일 6·25격전지 산동교

정다움 기자,이승현 수습기자 2022. 6. 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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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2주년을 앞둔 23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동림동 옛 산동교.

지역 유일의 6·25격전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교각 초입에는 콘크리트가 떨어진 채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 있었고 곳곳에는 거미줄이 걸려 있었다.

'옛 산동교'는 1950년 7월23일 군경합동부대가 북한군의 광주 점령을 막기 위해 첫 전투를 벌였던 광주지역의 유일한 6·25 격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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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 전시판 중 20여개 관리 안돼
깨진 교각 사이 철제 구조물 드러나 '위태'
23일 오후 광주 북구 동림동 옛 산동교의 교각 콘크리트가 떨어져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승현 수습기자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이승현 수습기자 =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누가 이곳을 역사 현장이라고 생각하겠어요?"

6·25전쟁 72주년을 앞둔 23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동림동 옛 산동교. 지역 유일의 6·25격전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교각 초입에는 콘크리트가 떨어진 채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 있었고 곳곳에는 거미줄이 걸려 있었다.

교각 위 바닥면은 군데군데 파여 있어 자전거를 탄 시민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급기야 파인 교각을 피하려다가 다리 중간에 놓인 조형물에 부딪힐뻔한 모습도 연출됐다.

교각 양옆에는 산동교의 역사를 알리는 안내판 34개가 마련돼 있었지만 8개는 전시판이 뜯겨져 나간 채 방치된 모습이다.

나머지 26개 가운데 절반 가량은 햇빛으로 누렇게 바랬거나 안내판 겉부분이 깨져있었다. 이를 본 시민들은 무슨 내용인 지 알아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교각 중간에 놓인 석재 조형물 역시 글씨가 새겨져 있었지만 관리된 지 오래된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지워져 있다.

23일 오후 광주 북구 동림동 옛산동교의 안내 게시판이 뜯어지고 깨진채 훼손돼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승현 수습기자

일대에서 산책을 하던 시민들은 파여있는 교각과 훼손된 안내판을 바라보며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동림동 주민 천모씨(80·여)는 "산책을 자주하는데 교각 위 게시판과 바닥은 훼손된 지 오래됐다"며 "보훈시설로 지정된 이곳을 누가 역사의 현장이라고 생각하겠냐"고 혀를 찼다.

1934년 건설된 '옛 산동교'는 전남 목포와 신의주를 잇는 국도 1호선의 일부로 건설됐다. 현재는 폭 6m, 길이 228m 규모 교각으로 보존돼 있다.

2011년에는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됐고, 광주 북구가 교각의 바닥면을, 동림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교각 위 전시판의 관리주체로 지정돼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노후되고 훼손된 부분 위주로 지난 2017년 보수공사를 했고, 올해 4월 상반기 점검을 마친 상태다"고 해명했다.

북구 동림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관리가 미흡하다는 문제는 인지하고 있으나 예산 문제로 2019년 이후 보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7~8월에 전시판 등을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옛 산동교'는 1950년 7월23일 군경합동부대가 북한군의 광주 점령을 막기 위해 첫 전투를 벌였던 광주지역의 유일한 6·25 격전지다.

광주 북구 동림동 옛산동교는 1950년 7월23일 군경합동부대가 북한군의 광주 점령을 막기 위해 첫 전투를 벌였던 광주지역의 유일한 6·25전적지이다. 사진은 옛 산동교의 모습. 2022.6.23/뉴스1 © News1 이승현 수습기자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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