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인도계 美소녀의 삶.. 118편 시로 그려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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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면 얼마나 아득할까.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라자니 라로카의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이주 배경을 지닌 어린이의 삶을 다룬 디아스포라 문학이다.
레하는 '내 삶은 둘이야. 인도 사람의 삶 하나. 인도 사람이 아닌 삶 하나'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것은 작가 라자니 라로카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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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밝은미래
기댈 곳 하나 없는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면 얼마나 아득할까.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라자니 라로카의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이주 배경을 지닌 어린이의 삶을 다룬 디아스포라 문학이다.
디아스포라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너머’를 뜻하는 ‘디아(dia)’와 ‘씨를 뿌리다’를 뜻하는 ‘스페로(spero)’가 합성된 단어다. 애초에 팔레스타인을 떠나야 했던 유대인의 이주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공동체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동화의 주인공인 열세 살 레하는 인도계 이민자로 미국에 살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을 118편의 시로 풀어서 쓴 운문 소설이다. 시로 돼 있지만 읽기에 어렵지는 않다. 운율이 부드럽고 각 편의 분량이 길지 않아서 청소년소설의 독자층은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 독자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레하는 ‘내 삶은 둘이야. 인도 사람의 삶 하나. 인도 사람이 아닌 삶 하나’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것은 작가 라자니 라로카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다. 그는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자랐고 지금은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의사로 살고 있다. 그는 진료를 하지 않는 시간 틈틈이, ‘주중에는 미국인’과 ‘주말에는 인도인’의 삶을 오가며 이 책을 썼다.
이주자라는 지위는 어린이에게도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만 고향의 음식, 고향의 노래, 고향의 말이 주는 안도감은 고향을 떠났지만 레하를 여전히 성장시키는 동력이다. 레하는 온갖 차별 속에서 자기 안의 다양한 자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고 그 덕분에 더욱 풍요로운 눈으로 세계를 볼 수 있는 아이로 자란다.
이것은 소수자에게만 주어지는 열매다. 이 작품에서 레하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우리 공동체와 멀리 있지 않다. 늦기 전에 우리가 읽어야 하는 작품이다. 248쪽, 1만5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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