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낸 남경주 "옥주현 제발 저렸나, 김호영 고소 이해 못해"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동료 배우 옥주현의 캐스팅 영향력 행사를 비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가 옥주현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가운데, ‘1세대’로 불리는 선배들이 이례적으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 이름을 올린 뮤지컬배우 남경주는 “고소까지 끌고 간 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직접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 /뉴스1

남경주는 23일 공개된 비디오머그와의 인터뷰에서 “김호영이 그런 표현(옥장판)을 한 건 저는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걔가 그걸(캐스팅 문제) 겨냥한 건지 아닌지 저는 그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남경주는 “(옥주현이) 왜 그렇게 과잉반응을 했을까 그것도 저는 좀 약간 의아했다”며 “전화통화해서 ‘어떻게 된 일이냐’ 서로 얘기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 발이 저리니까 그런 건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고소까지 끌고 간 것도 저는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남경주는 입장문을 낸 결정적 이유를 묻는 말에 “뮤지컬이 활성화되어야 할 시기에 이런 일들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답했다.

그는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하는 사례들이 (전에도) 실제로 존재했다”며 “이걸 계기로 앞으로 서로 한번 돌아보자, 고유의 권한은 침범하지 말고 서로가 자기가 맡은 일만 충실히 하는 게 좋은 공연 환경을 만드는 거 아니겠는가. 그게 얘기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왼쪽)과 옥주현. /뉴스1

앞서 배우 김호영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배우 옥주현의 ‘친분‧인맥 캐스팅’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했다. 8월 개막하는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은 옥주현이 자신의 친소 관계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옥주현은 “사실관계 없이 주둥이와 손가락을 놀린 자, 혼나야죠”라며 ‘무례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김호영과 네티즌 2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뮤지컬 1세대로 불리는 박칼린‧최정원‧남경주는 22일 ‘모든 뮤지컬인들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저희는 뮤지컬 1세대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사태는 정도(正道)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과 불이익이 있다면 그것을 직시하고 올바르게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