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사랑에 빠진 학자들, 그 30년을 추억하다

2022. 6. 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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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세미나실.

이들은 독회 모임을 갖고 지난 30년간의 '괴테와의 사랑'을 회고했다.

괴테독회는 한국괴테학회가 1992년 6월부터 매월(넷째주 목요일) 진행해온 괴테 작품 강독과 번역 및 연구 모임이다.

조 회장은 "30년간 지속된 괴테독회는 국내 인문학 모임의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30년의 인문학 대화. 괴테독회 30주년을 기념하는 모임을 가진 것에 회원들 모두들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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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괴테학회 독회 30주년 기념행사
1992년부터 매월 빠짐없이 독회모임
조우호 회장 "국내인문학 귀감 자부심"
조우호(맨왼쪽) 한국괴테학회 회장과 회원들이 괴테 독회 30주년 기념모임을 갖고 괴테 문학과 인문학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요즘엔 시국과 방송의 영향인지 몰라도 사회과학이 중시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정의와 공정, 법치와 자유에 담긴 의미를 심층적으로 인식하고 삶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인문학이 준다는 것을 확신합니다.”(조우호 한국괴테학회 회장)

지난 23일 오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세미나실. 이곳에선 의미있고도 특별한 모임이 진행됐다. 바로 ‘괴테독회 30주년 기념행사’다. 참석자는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와 인문학을 전공한 원로와 중진 학자들이다. 이들은 독회 모임을 갖고 지난 30년간의 ‘괴테와의 사랑’을 회고했다. 이들은 모두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그것을 세번 지나는 동안 괴테에 천착해온 이들이다.

모임엔 최두환 중앙대 명예교수, 안삼환 서울대 명예교수, 안문영 충남대 명예교수, 최민숙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영주 숭실대 명예교수,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 등 원로 학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조우호 덕성여대 교수(현 괴테학회장), 오순희 서울대 교수, 이시내 서울대 교수, 김대권 숭실대 교수(번역 발표), 한상희 성신여대 교수 등 현직 학자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30년 모임의 자축을 겸해 ‘파우스트 비극 2부’를 완독했다.

괴테독회는 한국괴테학회가 1992년 6월부터 매월(넷째주 목요일) 진행해온 괴테 작품 강독과 번역 및 연구 모임이다. 이날 6월 모임까지 30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속돼 왔다. 지난 2년간 코로나 시국에도 비대면 줌으로 독회를 열었다. 괴테 서거 150주년을 기념해 1982년에 창립된 한국괴테학회에서 괴테독회는 핵심 연구모임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조 회장은 “30년간 지속된 괴테독회는 국내 인문학 모임의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며 “30년의 인문학 대화. 괴테독회 30주년을 기념하는 모임을 가진 것에 회원들 모두들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했다.

초창기 독회 모임은 작고한 강두식 서울대 교수와 함께 최두환, 안삼환 교수를 좌장으로 다양한 중견·신진 인문학자들이 가담했다. 이후 매년 독일에서 독문학자를 초청하고, 한국의 독문학자를 독일의 바이마르 괴테협회로 보내는 학자 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등 꾸준히 활동 중이다.

조 회장은 당시 가장 어린 대학원생이자 서울대 강사의 신분으로 독회 창립부터 참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괴테독회를 통해 독일로 가서 박사를 취득했다”며 “독회가 만든 ‘1호 박사’임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괴테독회에선 괴테의 주요 문학작품을 대부분 강독했고 번역도 병행하고 있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번역을 필두로 ‘친화력’, ‘파우스트 비극 1부’, ‘서동시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고뇌’ 등의 대작은 물론 ‘이피게니에’, ‘타소’, ‘에그몬트’, ‘혼외의 딸’ 등 다수의 드라마 작품도 꼼꼼히 번역해왔다. 이 과정엔 으레 열띤 난상 토론이 벌어지고, 행간에 담긴 의미를 탐구하는 심층적이고 융합적인 질문이 오고갔다고 한다. 매번 번역 발표자는 쏟아지는 의견과 질문에 곤욕을 치르고, 누구나 한 번씩 얼굴을 붉히는 것이 자연스런 모습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엔 그 질문들을 보편적 삶과 연관시키며 자기 삶의 깨달음에 대한 고해성사로 마무리해 토론은 훈훈한 학술적 잔치(심포지엄) 마당으로 마무리되곤 했어요.”

이런 풍경은 처음의 참석자에게는 당황스럽지만 참석 횟수가 늘어날수록 중독성이 있어 나중엔 오히려 매월 모임이 그리워지게 된다고…. 이것이 독회가 30년간 지속된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조 회장은 귀띔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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