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UFC 파이터' 진 유 프레이 "아버지 나라 한국 자랑스러워"

이석무 2022. 6. 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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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여성 아톰급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혼혈 파이터 진 유 프레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태극과 성조기를 함께 두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UFC
UFC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혼혈 파이터 진 유 프레이.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종합격투기 UFC에서 활약 중인 여성 파이터 진 유 프레이(37·미국)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혼혈이다.

진 유 프레이는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on ESPN’ 대회 여성 스트로급(48kg 이하) 경기에 출전한다. 상대는 통산 전적 7승 4패를 기록 중인 바네사 데모풀로스(34·미국)다.

진 유 프레이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솔직이 한국인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며 “하지만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은 잘 알고 있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유 프레이의 원래 이름은 진희 유(Jinh Hei Yu, 한국명 유진희)였다. 결혼을 해 남편의 성을 따르기 전까지 쭉 한국식 이름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진 유 프레이는 안타깝게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가 아주 어렸을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이후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다. 아버지는 진 유 프레이가 어렸을 때 세상을 떠났다.

진 유 프레이는 20살 때 우편으로 아버지의 사망 증명서를 받고서야 뒤늦게 사망 소식을 알게 됐다. 그때 아버지가 어머니와 헤어진 뒤 재혼을 했고 이복형제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진 유 프레이는 “저의 또다른 형제들을 만나 사진을 함께 보면서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는지 어렴풋이 상상하곤 한다”며 “한국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고 한국말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유 프레이는 공부도 잘했다. 상위 2%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방사선학을 전공했고 2015년 텍사스 대학교에서 방사선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UFC 선수와 방사선의료기술자로 ‘투잡’을 뛰었다.

지금은 격투기 선수에 전념하기 위해 잠시 일을 접었다. 하지만 방사선의료기술자는 언제든 다시 돌아갈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진 유 프레이는 “나는 도전을 좋아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며 “대학에서 방사선의학 공부를 하면서 격투기를 같이 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고 털어놓았다.

진 유 프레이가 격투기에 뛰어든 것도 대학에서 학업에 몰두하던 시기다. 어릴적 배웠던 주짓수가 계기가 됐다. 2013년 4월 첫 경기를 치렀고 데뷔하자마자 2연승을 달렸다. 이듬해 세계적인 여성 MMA 단체인 ‘INVICTA FC’에 진출했고 두 번째 타이틀 도전 만에 2018년 아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7년 12월에는 국내 격투기 대회 로드FC에서 경기를 치른 적도 있다. 당시 한국의 간판 여성파이터 함서희(35)와 타이틀전을 벌여 1라운드 4분 40초 만에 TKO패를 당했다.

진 유 프레이도 그 경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함서희는 정말 재능있는 파이터였고 경기에서 마주치는 순간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내가 아마추어 격투기에서 활동할 때부터 함서희는 유명한 선수였고 존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내 실력을 생각하면 KO패는 당연한 결과였다”며 “지금 함서희가 원챔피언십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크게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진 유 프레이는 2020년 꿈에 그리던 UFC에 입성했다. 처음 두 경기에선 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2연승을 거두고 살아났다.

연패를 연승으로 바꾼 비결을 물었다. 진 유 프레이는 “모든 것을 바꿨다”고 대답했다. 그는 “부족한 정신력을 보완하기 위해 멘탈코치를 영입해 훈련을 시작했다”며 “훈련 방법을 수정하면서 마인드적인 부분이 많이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UFC에서 더 큰 성공을 위해 잠시 ‘투잡’도 내려놓았다. 진 유 프레이는 “함께 하던 직업을 내려놓고 격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확실히 격투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유 프레이가 이번 경기를 이기고 3연승을 달성하면 UFC 상위 랭커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챔피언까지 노려볼만 하다.

진 유 프레이는 “당장은 눈앞에 놓은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이번 상대가 그래플링도 잘 하고 타격도 잘하는 선수지만 그래도 내가 이길 것은 틀림없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진 유 프레이는 한국팬들에게도 각별한 인사를 전한다. 그는 “한국팬들이 나를 응원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고 늘 감사한 마음이다”며 “항상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하고 고민하는 만큼 이번에도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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