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훈 칼럼] 부대 밖 면회 상생 길이다

곽상훈 기자 2022. 6.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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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영외면회 재개 환영
재개·중단 반복 우여곡절 심해
지역경제 활기·상생 발전 기대
곽상훈 남부지역본부 부국장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를 연무대(鍊武臺)라고도 한다. 연무읍이 있어서 연무대라 부른 게 아니라 '무예를 닦는다'라는 뜻에서 이렇게 불렀다. 훈련소인 연무대가 있어서 연무읍이 탄생한 소위 훈련소 명칭이 읍 명칭의 유래가 된 것이다. 연무대란 명칭은 이승만 대통령이 부대 창설 당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훈련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 1일 신병 기초 군사훈련을 하는 육군본부 직할부대 육군 제2훈련소로 창설됐다. 이후 1986년 수용 연대를 입소 대대로 바꾸고, 1999년 육군 제2훈련소에서 육군훈련소로 정식 명칭이 교체됐다. 예전엔 제3군관구 사령부 예하부대였으나 현재는 육군본부 아래 육군 교육사령부 예하에 소속된 부대이다. 한해 13만여 명의 훈련병을 배출하는 육군훈련소는 대한민국 안보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시간만큼이나 지역과의 상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한 바가 크다.

육군훈련소에 처음 면회가 주어진 것은 1951년 훈련소가 창설된 3년 후인 1954년 주말 면회가 실시되면서부터다. 이후 면회로 인한 비리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1959년 중단됐다. 여기에 입소객들을 향한 호객행위와 노점상, 바가지요금 극성 등도 면회 중단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재개와 중단이 반복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오다 드디어 2011년 5월 부활했다. 그러나 훈련소 내 야외에서만 면회가 이뤄지면서 면회객들의 불편과 불평이 쏟아졌다. 물론 주변 상가 등 지역 경제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 1998년 훈련소 영내 가족면회가 폐지된 지 13년 만에 부활한 영외면회로 연간 130만 명이 논산지역을 방문함으로써 244억 원의 경제 효과와 700여 개의 일자리 창출을 가져왔다. 지역 고용률이 13.5% 오르고, 취업자 수도 17.9%나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의 기폭제 역할을 단단히 했다. 논산시는 육군훈련소 영외면회제도를 부활시킨 정책을 편 나머지 정부의 행정홍보대전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육군훈련소의 영외면회가 갖는 중요성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2020년 2월 코로나와 함께 훈련소의 영외면회도 중단되면서 논산지역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지난 2년 동안 영외면회는커녕 외출, 외박, 휴가 등이 제한되면서 훈련소를 비롯한 부대의 많은 장병들이 피로와 우울이 누적돼 장병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군부대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영외면회가 중단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어려움은 한계에 다다르고 지역 경제가 겉잡을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급기야 논산시에서도 이를 지켜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 백성현 논산시장 당선인이 발 벗고 훈련소 영외면회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논산시장 당선인은 훈련소 주변 주민들이 오랜 세월 사격과 수류탄 소음, 군사구역 재산권 제한 등 불편함을 감내해 왔다면서 지역민에 대한 보상차원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영외면회 재개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다.

여기에 훈련소 측이 응답이라도 하듯 29일부터 영외면회를 재개키로 결정한 모양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이런 결정을 내린데 대해 논산 시민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완화되긴 했지만 군부대라는 집단생활의 특수한 상황이란 점 때문에 철저한 방역관리 기반 위에 영외면회가 재개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다행히도 훈련병과 기간병들의 사기 증진과 인권보장을 위하고, 나아가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해 영외면회 재개를 전격 결정한 건 환영할 일이다.

게다가 훈련소 측이 식자재의 지역농산물 납품과 보안 지역을 제외한 훈련소 내 관광투어가 가능토록 하겠다고 해 군부대 담장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건 누가 봐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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