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비완 케노비' 정정훈 촬영감독 "'스타워즈'에 '올드보이' 스타일 참고"

양소영 2022. 6. 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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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BTS 인기 뿌듯, 韓콘텐츠 신뢰 깊어져"
정정훈 촬영감독이 `스타워즈` 스핀 오프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신세계’ 등에서 활약한 정정훈 촬영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화 ‘좀비랜드: 더블 탭’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언차티드’ 등에 이름을 올린 정정훈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팬을 거느린 ‘스타워즈’ 스핀오프 시리즈에 한국인 최초로 키 스태프로 참여했다.

‘오비완 케노비’는 어둠과 절망이 팽배한 세상, 모두를 지키기 위해 잔혹한 제다이 사냥꾼에 맞선 오비완 케노비의 목숨을 건 여정을 담은 OTT 디즈니+ 리미티드 시리즈이다. ‘만달로리안’ 시즌 1의 3화와 7화의 감독 데보라 초우가 연출을 맡았다. 이완 맥그리거, 헤이든 크리스텐슨, 조엘 에저튼, 성 강 등이 출연했다.

정 촬영감독은 ‘오비완 케노비’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영화 학교 다닐 때부터 교과서처럼 공부해온 ‘스타워즈’ 시리즈에 참여하게 돼서 좋았다. 새로운 기술의 최전방에서 일한다는 게 설레고 얻는 것도 많았다. 한국인 최초라는 건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영화인은 영화인이다. 굉장히 특이하고 희한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희한한 게 다른 영화도 그렇지만 배우들을 분장한 상태에서 만나지 않나. 보통은 배우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완 맥그리거를 보는데 오비완이란 생각이 들더라. 모두 나이스하게, 친하게 지냈지만 늘 오비완으로 대했다. 현장에 ‘스타워즈’ 팬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한 장면 한 장면에 흥분해있고, 스토리 전개에 하나하나 기뻐하고 다른 영화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들려줬다.

또 정 촬영감독은 “사실 ‘스타워즈’의 광적인 팬은 아니었다”며 “영화 학교에서 ‘스타워즈’에 대해 배웠고, 좀 딱딱하게 접근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 찍으면서 더 팬이 됐다. 옛날 ‘스타워즈’를 보면서 오비완 캐릭터에 관심과 애정이 갔다. 그래서 ‘오비완 케노비’ 제의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정훈 촬영감독이 '오비완 케노비'에서 오비완 역 이완 맥그리거와 함께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신경 쓴 부분은 뭘까.

그는 “‘스타워즈’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어서 절 고용한 것이 컸다”면서도 “의상이나 배경 등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원래 설정에서 철저한 고증을 통해 기존 ‘스타워즈’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유지해야 하지 않나. 그런 것들은 되도록 전편의 것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변형하려고 노력했다. 의상이나 배경은 고전 느낌이 나도록 고증해야 해서 옛날 ‘스타워즈’ 시리즈를 많이 참고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스타일도 참고했다며 “‘올드보이’ 스타일을 착안했다고 하면 장도리 신을 생각하는데 특별히 어느 장면을 오마주해 썼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다크한 스타일이나 조명, 카메라 움직임 등을 참고했다. 그래서 기존 ‘스타워즈’보다 굉장히 어둡다”고 말했다.

‘오비완 케노비’만의 차별점은 뭘까.

그는 드라마에 집중했다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나 데보라 초 감독의 작품이나 크게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디서 찍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드라마와 이야기에 따라 카메라가 어떻게 구성될지, 조명이 구성될지를 생각하다 보면 차별점이 나온다. 이번 작품은 ‘스타워즈’ 색깔이 강해서 저의 촬영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도록, 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정훈 감독이 `오비완 케노비`의 차별점부터 관전포인트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할리우드를 무대로 활약 중인 그는 한국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올드보이’가 영화인의 레퍼런스가 될 때 넘어왔다. 그것과 별개로 영화를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같이 일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고, 그것에 대한 어려움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영화라는 게 언어만 다르지 하는 방식은 똑같다. 그런 것에 대해서 어려움 없이 운 좋게 지금까지 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올드보이’ 후로 한국 영화 한두 작품을 찍어서 좋아한다기보다 모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깊어졌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도 현지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먼저 이야기하더라. 오히려 내가 현지 스태프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보게 됐다. 정말 ‘오징어 게임’은 난리가 났더라. BTS(방탄소년단)도 저보다 현지인 프로듀서, 감독, 배우들이 난리가 나서 알게 됐다. 현지 스태프들이 내게 먼저 봤냐고 묻더라. 옛날에는 한국 하면 김치, 비빔밥, 불고기이지 않았나. 처음 미국 넘어왔을 때는 제 앞에서 ‘강남 스타일’ 춤을 췄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세계 안의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제가 한국인이라서가 아니라 그거 봤냐고 물어보니 뿌듯하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소개했다.

“‘오비완 케노비’는 1, 2편이 백그라운드 설명이었다면, 3편부터 캐릭터에 대해 즐길만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3편부터 더 볼만한 이야기들이 나와요. 차기작이요? ‘라스트 나잇 소호’를 찍은 감독의 신작을 하려고 준비 중인데, 그 전에 미국에서 찍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조그만 영화도 있고요. 좋은 작품, 작은 작품 큰 작품 가리지 않고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찍은 작품을 보면 너무 색깔이 달라서 난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럴 때는 5~10년 후 어떤 작품이 뭐가 될지 스스로 궁금해지기도 해요. 지금은 많이 배우는 단계죠.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SF 가리지 않고 뭐든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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