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 있으면 네·카 갈 수 있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어느 스타트업 CEO의 웃픈 사연

이진영 2022. 6.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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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2년만 일하면 네이버, 카카오 갈 수 있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지난 23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허심탄회가 뱉은 말이다.

C 대표도 "상장하고 저희도 많이 나갔다. 아예 대놓고 너 여기서 2년만 일하면 네이버 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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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스타트업 CEO들 "전문인력 못 구해 힘듭니다" 호소
AI 스타트업 버텨봐야 1~2년…"대기업에서 연봉 최소 1.5배 이직 제안 쇄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더 빨리 부어 메꾸는 현실" 토로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여기서 2년만 일하면 네이버, 카카오 갈 수 있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지난 23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허심탄회가 뱉은 말이다. 스타트업 업계의 심각한 전문 인력난을 단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 발언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영규 알체라 대표, 박정우 소이넷 공동대표, 이정수 플리토 대표, 송영기 스프링 클라우드 대표, 이제동 위세아이텍 부사장, 박용성 에이젠글로벌 부사장, 길현겸 마블러스 이사, 권혁성 포티투마루 이사, 장정훈 와이즈넛 상무 등 국내서 내로라하는 AI 데이터 기업의 대표와 중역들 9명이 자리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 중간 30분 가량의 점심 도시락 타임. 식사를 하면서 캐주얼한 대화들이 오고 갔는데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인 인력난 얘기로 화제가 모아졌다.

A 대표가 "AI 스타트업에서 1~2년만 일하면 대기업에서 연봉 최소 1.5배로 이직 제안이 온다"면서 "신입들 써먹으려면 최소 1년은 교육 시켜야 하는데 1~2년 일하고 떠나거든요. 밑 빠진 독에 물을 더 빨리 부어 메꾸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B 대표는 "심지어 해외에서도 국내 잘나가는 스타트업을 리스트업해서 개발자들에게 이메일로 채용 제안서 뿌릴 정도"라고 말했다.

C 대표도 "상장하고 저희도 많이 나갔다. 아예 대놓고 너 여기서 2년만 일하면 네이버 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1~2년 단위로 이직하는 현상이 IT업계, 특히 AI 업계에 만연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인 지 웃픈(?) 에피소드도 쏟아져 나왔다. D 기업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얼마 전 한 신입 지원자가 면접장에서 대놓고 대기업을 가기 위해 스타트업 취업을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연봉은 저희가 대기업 수준을 못 맞춰주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주 5일 재택근무제, 직원 80%가량이 전일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라고 하자, E 기업 참석자는 "네이버도 이미 주 5일 재택근무제 하고 있어요. 이미 대기업 수준을 따라가고 있네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 날 참석한 C 대표는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구조적으로 AI 인력난이 심각해 어차피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우린 능력이 뛰어난 에이스들에게는 현저히 연봉을 많이 줘 관리하고 그 이하는 뭐 나갈 것을 각오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의 고민을 전해듣던 박 차관은 "정부가 AI 인력 양성 얘기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자꾸 스타트업에서 인력이 나가는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고용 유지 인센티브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A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이고 차관님 어차피 나갑니다. 저 만해도 연봉 2배 더 준다는 데 안나가겠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국가적으로 펀드 같은 걸 운영해서 AI 인력 공급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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