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열리는 DIMF..올여름 대구, 뮤지컬로 다시 뜨거워진다"
“기다림은 끝났다. 올여름 대구가 뮤지컬로 다시 한번 뜨거워질 것이다.”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은 6월 10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대구 전역에서 열리는 DIMF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2022 DIMF 현장 공연에 온라인 중계 서비스를 더한 점을 올해 DIMF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2006년 DIMF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며 DIMF를 만든 인물이다. 그해 프리(pre) 페스티벌로 시작한 DIMF는 2007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16회를 맞은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지컬 페스티벌이다.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다음은 배 집행위원장과 일문일답.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페스티벌을 제대로 열지 못했는데.
“팬데믹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뮤지컬페스티벌(NIMF)’은 아예 문을 닫았다. 그만큼 팬데믹 대응이 어려웠다.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했고, 오프라인 공연을 줄이고 온라인 상영 중심으로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위기는 기회라고, 오프라인 공연은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역으로 팬데믹은 한국 창작 뮤지컬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지난 2년간 DIMF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국내 창작 뮤지컬을 방송했다.”
올해는 페스티벌이 정상화한다고 들었다.
“3년 만에 해외 뮤지컬팀을 초청했다. 개막작 ‘투란도트(Turandot)’와 폐막작 ‘더 콰이어 오브 맨(The Choir of Man)’을 각각 슬로바키아 팀과 영국 팀이 공연한다. 특히 투란도트는 단순히 해외 초청 뮤지컬 이상의 의미가 있다. 투란도트는 DIMF가 2010년 이탈리아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투란도트’를 뮤지컬로 제작한 작품이다. 제작 이후 서울·대구 공연은 물론 상하이·항저우 등 중국 5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2018년에는 투란도트 라이선스를 슬로바키아·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 등 유럽 6개 나라에 수출했는데, 슬로바키아 팀이 다시 한국에 와서 공연하게 됐다. 더 콰이어 오브 맨은 펍에서 펼쳐지는 남자 9명의 이야기로, 세계적인 수준의 탭 댄서와 가수 및 악기 연주자 등으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펍 음악, 포크, 록, 합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른다. 19개 국내 창작 뮤지컬도 공연한다.”
온라인 공연을 계속 진행하나.
“올해 DIMF의 핵심은 오프라인 공연이지만, 온라인 중계 공연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뮤지컬 공연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적절한 조화는 굉장히 중요해졌다. DIMF는 나아가 올해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을 통해 뮤지컬 공연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뮤지컬 전용 극장 ‘DIMF 메타버스’를 운영한다. 온라인 공연 관람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뮤지컬 공연의 디지털화는 DIMF가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 중 하나다.”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도 함께 열린다.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은 DIMF의 강점 중 하나로, 대학생이 제작한 뮤지컬을 공연하며 경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선을 거친 대학생 뮤지컬을 DIMF에서 공연한다. 공연장 대여는 물론 일부 제작비도 지원한다. 상금 시상과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 미국 뉴욕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는 8개 대학의 작품을 선정했다.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DIMF 대학생 작품을 적극 추천한다. 우선 무료 관람이고, ‘로미오와 줄리엣’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 해외 유명 뮤지컬부터 ‘아리랑’ 등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작품이 다양하다.”
뮤지컬 창작자와 배우 등 인재 양성도 중요할 것 같다.
“그래서 DIMF 뮤지컬아카데미를 운영해 창작자(극작·작곡)와 배우를 양성하고 있다. 수업은 무료로 8개월 과정이고, 전국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핵심은 수강생들이 실제로 뮤지컬을 만들어 쇼케이스까지 연다는 점이다. 뮤지컬 배우는 연출가 등의 눈에 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좋은 뮤지컬의 경우 제작자가 투자에 나설 수도 있다. 미래 한국 뮤지컬을 이끌 재능 있는 뮤지컬 인재 발굴, 육성을 위한 뮤지컬 경연 ‘뮤지컬 스타’도 운영한다. 만 24세 미만이 참가할 수 있다. 해외 거주자도 신청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 팬데믹으로 중국 전역에서 영상 오디션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 살아나는 다른 지역 축제와 연계 구상은.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과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는 ‘K-뮤지컬국제마켓’과 연계에 힘쓰고 있다. 이 행사는 국내외 뮤지컬 제작사, 투자사는 물론 뮤지컬 IP 투자가 필요한 인접 콘텐츠 산업 투자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쇼케이스,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등을 한다. 이 행사에 참석한 뮤지컬 전문가, 투자자들이 DIMF에 올 수 있도록 홍보,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대구 대표 도심 축제인 ‘대구동성로축제’가 7월 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데, 우리가 대구 축제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가 대구에 문화·예술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은 DIMF에 희소식으로 보인다.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대구에 국립 뮤지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했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가 현재 시청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소형·중형·대형 뮤지컬 상설 공연장을 짓고, 뮤지컬 극작가 및 작곡가와 뮤지컬 배우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도 만든다. 중요한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 뮤지컬 연출자, 극작가, 배우들이 이곳에 와서 뮤지컬을 제작하고 연습하고 공연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 팀이 아시아 투어를 한다고 하면, 투어할 외국 배우를 뽑고, 대구 뮤지컬 클러스터에서 연습하는 것이다. 이후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투어를 한다. 해외 작품부터 국내 창작물까지, 대구 클러스터에서 제작하고 공연이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DIMF가 ‘뮤지컬로 행복한 도시 대구’를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 17년 동안 DIMF를 개최했고, 이를 통해 뮤지컬 도시 대구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물론 국내, 특히 해외에선 아직 DIMF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국제 페스티벌이 되려면 꾸준히 그 전통을 만들고 이어 나가야 한다. 가능성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매년 열리는 공연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은 1947년에 시작했고, 명성을 차근차근 쌓아나갔다.”
+ Plus Point
다시 고개 드는 지역 축제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지역 축제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광주에선 6월 4일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시작됐다. 10월 22일까지 매주 토요일 광주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7월 7~17일 개최된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49개국 장·단편 영화 268편을 상영한다.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즐길 수 있는 ‘송크란뮤직페스티벌’은 7월 9~10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다. CJ ENM의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KCON)’은 미국 LA에서 8월 19~21일(현지시각) 사흘간 개최된다. 케이콘 첫 개최지 LA에서 맞이하는 10주년 케이콘이자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전 세계 K팝 팬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대규모로 여는 첫 페스티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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