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면 '유물' 나오는 고양 창릉신도시..문화재 리스크 걷어낼까

LH, 고양 창릉지구 세계문화유산 영향평가 이어 문화재 발굴조사
사전청약 1700가구 발굴 대상 미포함..2027년 첫 입주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지난해 유산영향평가로 홍역을 치른 고양 창릉신도시에서 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된다. 영향평가와 문화재 발굴 모두 결과에 따라 지구계획 변경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공급계획의 돌발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문화재 발굴(표본·시굴)조사 용역'을 22일 발주했다.

LH는 "매장문화재의 명확한 성격, 범위, 내용, 중요성 등을 조사해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문화유적 보존대책 수립을 위한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도출하기 위함"이라며 취지를 밝혔다.

대상지는 고양창릉 지구 약 789만㎡에서 표본조사와 시굴조사 부지 각각 35만6659㎡, 59만6438㎡ 수준이다. 문화재 발굴은 표본조사, 시굴조사, 정밀발굴조사 순으로 약 18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용역으로 문화재 발굴 절차가 추가되며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문화재 발굴 결과에 따라서 기존 지구계획이 변경될 수 있어서다.

LH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박물관으로 이전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바로 공사가 가능하지만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경우 착공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는 지정 당시부터 서오릉 훼손 가능성으로 인한 주민 반대가 거셌다. 창릉 신도시 인근에는 조선 왕조의 서오릉(경릉·창릉·익릉·명릉·홍릉)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LH는 유산영향평가 용역에 들어가며 창릉 신도시 개발계획이 서오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금년 하반기 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문화재청, 지자체와 협의해 지구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산영향평가는 국내에서 해당 제도를 시행해본 경험이 없고 유네스코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지구 내 문화재 발굴조사도 진행하는 셈이다.

다만 국토부와 LH는 문화재 발굴로 인한 공급계획 차질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에 지표조사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토지 계획을 짤 때 영향이 적은 곳으로 정한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지표조사에서는 구석기 시대 유물과 조선시대 도자기 조각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고 부연였다.

또 사전청약 부지의 경우 이번 문화재 발굴 조사에서 제외됐다. 고양 창릉은 총 3만8000가구에서 1700가구를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한다.

LH 관계자는 "최초 입주가 2027년이며 2029년 사업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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