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엔저'에 취한 일본, 무엇을 할 수 있나

김진철 2022. 6. 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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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일본은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은,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으로 내몰았다고 짚는다.

일본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는 이 책을 통해 엔화 약세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일본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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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마약 같은 엔저 효과에 의존한 탓에 가난해진 일본을 파헤친다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l 랩콘스튜디오 l 1만6000원

일본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에 더해 역사적 ‘엔저’ 가속화까지 겹치며 일본 경제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일본의 영세 기업과 가계는 낭떠러지로 내몰리는 처지다. 그런데도 일본은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100엔숍’조차 버텨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민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은,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으로 내몰았다고 짚는다. 일본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는 이 책을 통해 엔화 약세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일본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아베노믹스는 금융정책을 통해 엔저를 유도했고, 이에 따라 낮은 임금 수준과 물가가 유지돼 왔다. 엔화 약세 정책의 목표는 수출기업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일본 기업들이 딱히 눈부시게 기술혁신을 이뤄낸 것도 아닌데 이익과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일본의 노동자가 가난해졌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베노믹스의 본질이다.”

저자는 앞으로 일본 경제가 실질성장률 1%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국가 재정이나 공적연금제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본다. 사회보장제도가 한계에 이르는 가운데 임금 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 개혁’까지 이어지는 저자의 경제문제 해법은 한국 독자에게도 의미가 커 보인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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