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바보 같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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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을 두고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치열한 논쟁, 기후변화·탄소중립과 원전 사이의 모순과 긴장 등을 다루는 담론들과 이를 담은 책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정부 110개의 국정과제에서 책, 독서, 출판, 서점, 도서관 등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려 보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바보 같은 짓'이란 프레스 아래 짜부라질지 한숨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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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을 두고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치열한 논쟁, 기후변화·탄소중립과 원전 사이의 모순과 긴장 등을 다루는 담론들과 이를 담은 책들이 떠올랐습니다. ‘바보 같은 짓’이라는 글귀가 적힌 거대한 프레스가 그것들을 모두 납작하게 짓눌러 버리는 듯한 이미지와 함께. 이 정부 110개의 국정과제에서 책, 독서, 출판, 서점, 도서관 등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사실을 떠올려 보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바보 같은 짓’이란 프레스 아래 짜부라질지 한숨이 나옵니다.
출판계 일각에선 출판문화가 갈수록 예전만 못하다 한숨을 쉬지만, 책을 불쏘시개로 삼아 새로운 생각에 불을 지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민음사의 ‘탐구’ 시리즈는,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이라는 슬로건 그대로 ‘새로운 세대’가 그런 시도를 주도하고 있는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박동수(‘오늘의 철학’ 주제), 윤아랑(‘동시대 문화’), 김아미(‘미디어 환경’), 임소연(‘여성과 과학’), 조무원(‘정치와 약속’), 이솔(‘이미지’), 전현우(‘이동의 위기’), 박진영(‘재난 대응’), 김선기(‘세대 정치’), 최태규(‘동물복지’) 등 비교적 ‘젊은’ 필자들의 면면이 생소할 수 있으나, 그래서 더 새롭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에 썼던 글을 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잡지와 단행본을 오가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까지도 기대하게 됩니다. 장담하는데, 이런 ‘바보 같은 짓’이 5년짜리 정권보다 훨씬 더 오래갈 겁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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