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다시 찾는 서방 국가들, "원자로 건설 인력, 기술 부족해 난항"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6. 24.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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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늦추기 위해 앞다퉈 원전 추진
수십년만에 다시 원전 건설에 인력·기술 모두 부족한 상황
"'탄소 제로' 하려면 원전 용량 2배 필요"

미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너도나도 원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러나 원전 개발을 수십 년간 중단했기 때문에 현장 경험을 갖춘 인력과 기술 모두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의 원전 시설. 미국 내 부품산업 붕괴, 예산 초과, 공기 지연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AP 연합뉴스

WSJ는 이날 “각국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러시아 가스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을 원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십년간 원전 개발을 중단하다시피한 미국, 프랑스 등은 원전 건설에 필요한 노동자와 기술 등이 부족해 공장 건설이 수년간 지연되고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쓰고 있다”고 했다.

실제 프랑스 플라망빌 원자력발전소에 짓고 있는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완공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원전을 운용하는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2007년 플라망빌에 제3세대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면서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삼았지만 계속해서 하자가 생겨 10년째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당초 33억유로(약 4조4690억원)로 잡았던 소요 예산은 127억유로(약 17조1991억원)로 4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WSJ는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사고 이후 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원전 공사를 중단했다”며 “조지아주에서 진행 중인 원전 건설도 부품산업 붕괴, 예산 초과, 공기 지연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2008년까지 253기의 원전을 건설했던 미국은 지난 10여년 동안 단 2기의 원전을 완공한 상황이다.

WSJ는 “폐기물 저장에 대한 안전 우려 등 반핵 정서가 환경 운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미국 등이 원전을 멀리 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그러나 이런 우려들은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 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선 전 세계 원전 발전 용량이 현재의 배가 돼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 10월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에 대한 개발 지원에 7년간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증기발생기·냉각펌프 등의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넣어 일체화한 것으로, 안전성·효율성·경제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개념의 차세대 원자로로 평가 된다. 대선 당시 초소형 원전 육성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SMR을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는 누스케일 파워는 SMR 최초로 2020년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마쳤다. 누스케일은 SMR 12기를 묶어 720메가와트급 원전 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에너지기업 닛키홀딩스는 지난달 누스케일에 4000만달러(약 450억원)를 출자해 아이다호주 SMR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오전 경남 창원시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우리 원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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