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친구 때린 아이, 꾸짖기 전에 "화나서 그랬구나" 공감부터
Q.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를 때리고 왔어요. 그런데 때린 이유를 물어보니 친구가 계속 자신을 놀리고 실내화를 버리는 등 괴롭혔다고 해요. 어떻게 훈계해야 할까요.
A.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 중 폭력을 사용한 것을 묵인하는 것은 적합한 지도 방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자녀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대응을 했고, 그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가르치기에 앞서 자녀의 속상한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어루만져 줘야 합니다.
자녀의 억울하고 화나는 이야기를 들으면 양육자도 속상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자녀가 의지하는 보호자로서 그 마음을 잘 공감해 주는 것이 첫 번째로 해야 하는 지도입니다. 자녀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은 채 지도하면 그 가르침이 자녀의 마음에 충분히 닿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내 마음을 잘 몰라주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돼 이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양육자와 의논하거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말을 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구나”라고 자녀의 정서를 충분히 수용하고 난 뒤 “때리고 나니까 어떠니?” “맞은 상대방은 어땠을까”라고 물어봐 주세요. 인정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때리고 난 후 자녀의 마음도 편안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네가 때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는 것은 충분히 알겠다. 그래도 때리는 것은 안 된다”라고 가르쳐줘야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은 사춘기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조금씩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필요할 때 양육자와 의논할 수 있게 일상적으로 편안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양육자가 노력해야 합니다. 자녀의 불편했던 정서를 읽어주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또래 관계를 꼭 확인해 주세요. 어떤 이유로 또래가 자녀를 놀리고 실내화를 버리는 등의 행동을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른인 우리도 사람 사이의 관계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느낄 때가 있지요. 그러니 초등학교 4학년에게 이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잘못이라는 점은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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