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주겠다” “원격근무” AI학회에서 인재 유치 전쟁

뉴올리언스/김성민 특파원 2022. 6.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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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국에서 9000명 학회 참석
기업들, 석·박사급에게 러브콜

“전공이 뭔가요?”

22일(현지 시각)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모리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고 권위 AI 학회인 ‘CVPR(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 전시장. 애플 부스를 찾은 기자에게 관계자는 대뜸 그렇게 물었다. 그는 “이번 여름에 무엇을 할 것이냐”며 애플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가 건넨 팸플릿엔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최신 AI(인공지능) 기술과 이론의 경연장인 CVPR 학회장은 치열한 인재 유치전의 현장이기도 했다. 올해 행사엔 74국에서 9000여 명이 찾았고 그중 28%인 2500여 명이 대학 석·박사 학생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감원과 신규 채용 감축에 돌입한 테크 업체들도 AI 인재만큼은 서로 잡으려고 혈안이었다.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강점을 어필하며 적극적으로 입사 지원을 권유했다. 구글은 움직임 추적 아바타 기술을 시연했지만, 채용 안내에 더 열을 올렸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은 다양한 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글의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홍보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플라스크’는 ‘원격 근무’ ‘유연한 근무 시간’ ‘스톡옵션’ 같은 복지를 내세웠고, 머신러닝(기계학습) 박사후연구원을 모집하는 미 캘리포니아 페퍼다인대학교는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약속했다.

기업들의 호텔 초청 행사도 잇따랐다. LG는 지난 21일 ‘LG AI 데이’를 열고 CVPR에 참석한 전 세계 대학 석·박사 200명을 초청해 스테이크 만찬을 대접했다. LG전자, 디스플레이, 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들이 돌아가면서 입사 지원을 요청했다. 한 LG 계열사 관계자는 “2지망이라도 좋으니 꼭 우리 회사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네이버와 소니도 호텔에서 자체 초청 행사를 열었다.

SNS 업체 스냅 등 해외 기업들은 학생들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비공개 미팅을 가졌다. 한 서울대 박사과정 학생은 “해외 기업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을 미리 파악해 비공개 식사 자리에 초대하고 있다”며 “자기네 연구팀과 함께 연구 실적을 쌓으라고 권유하더라”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보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같은 AI 분야는 연구자는 부족하고 수요는 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874억5000만달러(약 504조원) 규모인 글로벌 AI 시장은 2029년 1조3943억달러(약 1814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AI 인재는 부족하다. 한국만 해도 올해까지 약 1만명의 인재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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