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더 달아.. AI가 콕 콕 골라냈다

이미지 기자 2022. 6.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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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고당도 과일 경쟁
적외선으로 껍질 안쪽 들여다봐
속이 무른 상태·변색까지 잡아
롯데마트는'AI 선별 시스템'을 통과한 고당도 멜론, 복숭아를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선별 시스템을 통해 당도는 물론 과육의 갈변 등도 확인한다.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이달부터 AI(인공지능) 선별 시스템으로 고당도 멜론·복숭아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근적외선을 쏘아 얻은 화상 데이터를 분석해 당도 뿐만 아니라 껍질 안 과육이 농익어 물러지거나 색깔이 변했는지 여부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당도 선별 방식에 비해 당도 측정 오차도 적고 내부 상태까지 알 수 있어 과일 품질을 더 확실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일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유통업계가 ‘당도(糖度) 높이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더 달고 아삭한 과일을 고르기 위해 업체들은 AI를 접목한 최신 당도 선별기를 도입하거나 당도를 높이는 농법까지 접목하고 있다. 각 매장에도 세분화한 당도와 산도·무르기 표기를 도입해 고객들이 입맛에 맞는 과일을 한눈에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첨단기술·농법 동원

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당도를 높인 애플수박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2인 가구에서 인기가 많은 2~3㎏짜리 소형 애플 수박은 당도가 떨어지거나 식감이 퍼석한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마트 측은 “재배 과정에서 클로렐라 배양액을 뿌려 당도를 높이는 농법을 적용해 평균 10브릭스(1브릭스는 100g당 당 1g)였던 애플수박의 당도를 12브릭스까지 끌어올리고 아삭한 식감도 살렸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단 과일이 아니면 내놓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웠다. 농산물 표준 규격의 표준 당도표를 기준으로, 상위 20%에 해당하는 수준의 과일만 매입한다는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수박은 9브릭스, 사과는 10브릭스, 복숭아는 9브릭스, 감귤은 10브릭스 이상이 상급으로 분류된다. 갤러리아의 경우 사과는 14브릭스, 복숭아와 감귤은 13브릭스 이상의 제품만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고당도 과일만 모아 판매하는 ‘H-스위트’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20브릭스 이상의 포도, 15브릭스 이상의 참외, 8브릭스 이상의 토마토 등에 H-스위트 인증을 붙여주는 식이다. 작년 20여 개였던 품목 수도 올해 30여 개로 늘렸다.

단맛뿐 아니라 신맛 등도 중요한 품종에는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고객별로 입맛에 맞는 과일을 고를 수 있게 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맛표기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딸기·감귤 등에 달콤·새콤·단단함 세가지 척도를 나눠 1~3단계로 표시한 스티커를 부착하는 식이다. 이마트도 당도표시제도를 12개 품목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과일은 ‘달콤함’이 기준

유통업체들이 당도 지키기에 매달리는 것은 과일의 경우 가격보다 당도가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작년 실시한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과일류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맛(당도)으로 40.8%를 차지했다. 품질(22.8%), 가격(18.6%)보다 더 중요한 요소였다.

과일의 경우 사간 뒤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고객이 교환·환불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유통업체들이 당도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맛없는 과일은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대신 그 과일을 판매한 매장 이용을 끊는 경우가 많다”며 “맛없는 과일은 100% 보장해준다는 ‘무조건 환불’ 등의 제도를 넘어 당도 높은 과일을 확보하기 위해 공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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