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음악보다 음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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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굴지의 케이팝 기획사가 아트디렉터를 총책임자로 삼아 새 아이돌 그룹을 준비 중이란 소식을 접했다. 주로 앨범 표지 디자인 등을 책임지던 아트 디렉터의 역할이 음반 기획자로 확대됐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들이 그려낼 앨범 표지의 아름다움에도 관심이 갔다. 표지가 음악의 즐거움을 더해줄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디자인에 마음이 끌려 사 모은 음반이 꽤 많다. CD 음반 전성기 시절, 대형 음반 유통사 일원으로 오른 일본 연수길에서 발견한 롤링 스톤스의 1971년 작 ‘스티키 핑거스(Sticky Fingers)’가 대표적이다. CD 겉 포장 표면에 지퍼가 부착된 이 앨범은 전 세계 몇 장 되지 않는 희귀반이었다. 1998년 발매작으로 마돈나에게 첫 그래미 수상 영광을 안겨준 ‘레이 오브 라이트(Ray of light)’의 홀로그램 버전 스페셜 패키지 앨범도 겨우 ‘득템’한 희귀본. 은박 비닐을 구겨놓은 것 같기도 하고, 요동치는 물결같기도 한 겉 포장이 퍽 아름다운 앨범이다. 레드 제플린의 9집 ‘인 스루 디 아웃도어(In Through The Outdoor)’의 오리지널 특별반 LP는 겉 포장이 서류 봉투 모양이다. 이게 어찌나 마음에 들었던지 이미 같은 앨범의 서로 다른 버전을 여럿 갖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사버렸다. 이후 지금까지 포장도 뜯지 않고 고이 집에 모셔놓고 있다.
자주 듣지 않던 대중가요 음반도 디자인에 끌려 산 적이 있다. 중고 서점 한구석의 조그만 CD 부스에서 발견한 래퍼 기리보이의 ‘치명적인 앨범 III’은 대형 사이즈 스케치북 모양이 마음에 들어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아이유의 5집 ‘라일락(LILAC)’도 디자인에 먼저 눈길이 이끌려 구입한 소중한 가요 패키지다.
코로나 시기 얼떨결에 아트워크(앨범 표지 디자인) 제작자가 돼보기도 했다. 태블릿PC로 몇 장 그려본 내 그림을 보고 우리 회사 소속 뮤지션 중 일부가 “앨범에 쓰고 싶다”는 고마운 부탁을 해왔다. 그렇게 그들의 디지털 앨범에 쓰인 내 그림만 세 작품이다. 이런 개인적 경험 때문에 더욱 아트워크에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공개될 어느 소속사 아이돌 그룹 앨범에 실릴 새로운 시도와 노력에 미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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