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러·우크라 담판 지지"..대러제재 반대 명문화는 불발(종합2보)

조준형 2022. 6. 24.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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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무대로 미국에 맞선 '세몰이'를 시도했다.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이어 연일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를 피력하며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을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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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나토회의 앞서 중러 주도 브릭스 정상회의..'베이징 선언' 채택
"다자·양자 협상 통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지지"
22일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서 연설하는 시진핑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무대로 미국에 맞선 '세몰이'를 시도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러시아·인도·남아공·브라질 정상이 참가한 가운데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23일 영상으로 개최됐다.

26∼28일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정상회의, 29∼30일 스페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예정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브릭스 무대에서 미국 등 서방을 견제하며 동조 세력 확보에 나섰다.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하며 인류 운명공동체의 '대(大) 가족'으로 패권주의의 '소그룹'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이어 연일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대를 피력하며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을 비판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결집하고 거시정책 조정을 강화하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되고 원활하게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시도를 견제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수준 높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발전의 새 시대를 함께 열자'는 이번 회의 주제와 관련해 회원국간에 교류를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간 관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 규칙과 유엔 헌장의 핵심에 기반한 진정한 다극 시스템 구축을 향해 통일되고 긍정적인 경로를 형성하는 데 있어 브릭스 국가들의 리더십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 국가들이 거시 경제 정책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들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금융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러 정상이 강조해온 대러시아 제재 반대에 대한 나머지 브릭스 국가 정상들의 완전한 의견일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 결과물로 나온 75개항의 '베이징 선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강조해온 대 러시아 제재 반대 문구가 명시되지 않았다.

브릭스 회원국이면서 미국 주도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도 몸담고 있는 인도가 러시아 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친 내용에는 이견을 냈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대신 선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담판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와 함께 베이징 선언은 협상을 통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내용도 담았다.

선언은 "우리는 다자·양자 담판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전면적이고 평화적이고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해결 방안을 다시 한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24일에는 브릭스 회원국에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을 참여시킨 '브릭스 플러스(+)' 성격의 '글로벌발전 고위급 대담회'가 열린다.

22일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서 연설하는 푸틴 (베이징 AP/신화=연합뉴스.자료사진)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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